'ELW 사건' 대신증권 무죄…첫 판결 검찰 완패

다른 증권사도 무죄 가능성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에서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신증권에 대해 28일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12개 증권사가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법원이 내린 첫 판단으로, 다른 증권사들에 대한 판결도 무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노정남 대신증권 대표이사와 김모 본부장에게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ELW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스캘퍼 때문이 아니라 ELW 시장 구조 때문”이라며 “ELW는 매매 후 시간이 지나갈수록 가격이 0원에 수렴하는 초고위험 상품인 데다, 다수 대 다수의 시장인 주식시장과 달리 유동성 공급자(LP)와 개인 투자자 간 일 대 다수의 시장이기 때문에 개인이 불리한 시장”이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스캘퍼와 개인 투자자의 시장은 거의 겹치지 않으므로, 스캘퍼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본다고 할 수 없다”며 “증권사가 스캘퍼에게 베푼 편의도 법적으로 문제삼을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가 1심 법원에서 ‘완패’함에 따라 검찰은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외에도 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한맥투자증권 현대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이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