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후엔 이상고온…올 겨울은 '新삼한사온'

기온변화폭 예년보다 커
백화점·의류업계 겨울장사 '회복' 기대
올 겨울은 춥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는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예년에 비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삼한사온은 일반적인 겨울철 날씨지만 올해는 ‘춥고 따뜻한’ 정도 차이가 평년에 비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짧은 한파 주기적으로 찾아온다28일 인천의 아침 최저기온은 11.7도로, 190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월 기준으로 107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도 평년치(0.2도)를 크게 웃도는 13.9도에 달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 동쪽에 자리잡은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로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으면서 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나흘 전인 지난 2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5도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한파는 26일까지 이어졌고, 이 기간 서울의 아침 기온은 계속 영하권에 머물렀다. 한파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치(1.5도)를 크게 웃도는 11.9도였다. 불과 열흘 동안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락 내리락한 것이다.

이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달 들어 찬 대륙성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주면서 기온의 변화폭이 심했다”며 “올 겨울철에도 추위가 몰려왔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의 다른 관계자는 “올 겨울은 지난해처럼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오는 북극진동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며 “대신 짧은 한파가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한동안 삼한사온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며 “그러나 올해는 한파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면서 고온현상도 찾아오는 등 예년에 비해 뚜렷한 삼한사온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류업계는 내달 매출 기대

백화점과 패션업계는 요즘 날씨가 반갑지 않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 매출은 이달 들어 기존 점포 기준으로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 신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11월에는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매출이 높게 나온다”며 “지난주에 반짝 춥기는 했지만 이달에는 ‘이상고온’이다 싶을 정도로 따뜻한 날이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겨울 ‘삼한사온’은 백화점과 패션업계에는 최적의 영업 조건으로 꼽힌다. 강추위가 몰아칠 때는 모피, 코트와 점퍼 등 두툼한 ‘아우터’류, 날씨가 풀렸을 때는 소품류가 잘 팔려서다. 업계가 최근 포근한 날씨에 울상을 지으면서도 올겨울 ‘삼한사온’ 예보에 반색하는 이유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작년 겨울엔 주중에 따뜻하고 주말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가 반복돼 의류 매출이 급증했다”며 “올겨울도 지난해와 같은 날씨 조건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날씨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내 전자게시판 기상정보 코너를 활용해 직원들이 날씨 상황을 빨리 파악해 판촉·영업활동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新삼한사온3일간 추웠다가 4일가량 포근한 일반적인 삼한사온 현상에 비해 기온 변화폭이 더 큰 기상 현상. 한파 후에 이상고온 현상이 찾아오기도 한다.

강경민/조미현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