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소액주주 위임장 속속 접수…표 대결 박빙 예상"

하이마트를 둘러싼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앞두고 더욱 격화되고 있다. 표 대결이 불가피한 만큼 양측은 우호지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지분 31.34%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유진투자증권 지분(1.06%)에 재무적투자자(FI)의 콜옵션(6.90%)을 더하면 보유 지분은 39.30%에 이른다. 2대주주인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측은 우리사주(지분 6.80%)를 포함해 지분 27.60%를 갖고 있다. 아들 선현석씨(0.85%)와 IAB홀딩스(2.54%) 등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의 지분 약 30%의 향방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들의 표는 현재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우리사주 조합에 위임장을 써준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히 있으나 전략상 구체적인 수치를 알려줄 수는 없다"면서도 "거의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경영권 행사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입장도 예측하기 힘들다.

하이마트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4일 하이마트 주주총회 안건인 이사선임의 건에 대해 기존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다음날인 25일 입장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재차 수정했다.

하이마트 주식 6만6882주(지분 0.28%)를 보유하고 있는 칸서스자산운용도 '대표이사 개임'안에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중립'으로 입장을 다시 선회했다.칸서스자산운용 측은 "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자산운용(0.35%)은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PCA자산운용(지분 0.08%)은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이 위임자 대결의 양상으로 변질됐다"며 "주주의 권익 보호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의 제공이 부족해 기권한다"고 밝혔다.

이번 하이마트 사태는 대주주인 유진기업이 하이마트의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 6.9%를 콜옵션으로 인수키로 하면서 증폭됐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유진그룹은 오는 30일 열릴 이사회 안건을 대표이사 개임(改任)으로 변경, 선 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하이마트 측은 나머지 70%의 주주 가치를 침해한다며 위임장 대결로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하이마트 측은 유진그룹이 기존 경영진에 7년 이상 경영권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경영권 전담 약속'에 대한 진실 여부가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