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하이마트 루비콘강 건너나…주총 앞두고 공방 '격화'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유진기업이 하이마트에 7년간 임직원 고용을 보장한 영문계획서가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 하이마트 비대위 위원장은 "하이마트에 7년간 고용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어피티니와 유진기업간 체결한 영문 계약서에 있다"며 당시 계약서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하이마트와 유진기업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영권 보장을 명시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하이마트 임원인 김효주, 박철균, 박무열 부사장 외에도 유진 측 K 사장과 어피니티 P대표, 이준호 당시 CFO 등 6명이 동석해 있었으며 이에 대한 증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인수당시 보도된 신문기사에도 이러한 내용이 명시돼 있으며 이를 증거로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마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수당시 유진그룹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하이마트는 현 경영진과 구성원에 대한 경영권 신임과 고용 보장을 제시했다"며 "이것이 인수자 선정에 있어 높이 평가받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이마트 비대위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든 것은 추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계약서에 경영권 보장이 명시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진그룹 측은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박자료를 내 "계약서상에는 경영권 보장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고 다만 고용인에 대해 근로기준법이 허용하는 경우를 제외한 고용해지를 않겠다는 일반적인 고용 관련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 대표가 이 조항을 갖고 경영권 보장을 운운한다면 선 대표 본인 스스로가 고용인(employee)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고용인이 경영권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유진그룹 측은 또 경영권 보장은 없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양측의 날선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 유포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함께 공표해 놓은 상태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