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파격의 시절…원망 말고 스스로 삼가라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시민운동가가 서울시장이 되고 벤처기업인 출신의 소장 학자가 유력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는 ‘파격’의 시절이다. 요즘 정치판에선 다선(多選)이 아니라 정치 신인이어야 오히려 유리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경륜이 오히려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어서다.

존경과 경외의 대상이 달라지는 파격의 시대는 사회의 리더십 모델에도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붕괴되고 감성적 지도력이 중시되다가 새롭게 소통 리더십과 ‘봉사 리더십’이 중시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미래 성장을 위해 조금만 더 참자는 아젠다보다 천천히 성장하더라도 당장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퍼지게 돼 있다. 경쟁을 통한 효율과 지속적인 성장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기업에선 담아내기 어려운 트렌드다.

그래서 이런 시대엔 절묘한 조화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실적을 올리면서도 직원들의 마음까지 잡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리사욕보다는 의(義)를 중시했던 선비들의 정신이 어쩌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을 원망하지 말고 스스로를 삼가는 자세가 핵심이어서다.

이것은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강조한 리더십의 최고 경지인 ‘제5단계 리더’의 덕목이기도 하다. “제5단계의 리더는 성공을 거뒀을 땐 창밖을 내다보며 남들에게 공을 돌린다. 반대로 일이 틀어졌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모든 책임을 스스로에게 묻는다.”결국 회사 조직에서는 일이 잘될 수 있도록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다하는 진정한 고수가 리더로 살아남을 것이다. 성과지향형 조직인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정치와는 달리 ‘파격’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