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빈 경남은행장 "내년 제2창업 수준 혁신…대수술 마무리 중"

순익줄어도 사회공헌 확대
“변화는 계속돼야 합니다. 내년에도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박영빈 경남은행장(57·사진)은 29일 서울 서소문동 서울영업본부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영업에 박차를 가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경남은행의 총수신과 총대출은 각각 2조6000억원 늘었다. 최근 3년간 평균 증가액의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경남은행은 지난해 일부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전임 행장이 올 1월 중도하차했다. 박 행장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긴급투입된 ‘구원투수’다.

박 행장은 153개 영업점을 직접 찾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한편 영업을 독려했다. 본부 조직도 고객마케팅 및 영업점 지원 중심으로 개편했다. 박 행장은 “자산이 늘었지만 대부분 우량자산이란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가운데 신용등급 ‘BBB-’ 이상인 우량자산이 81.7%이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0.18%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박 행장은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올해 영업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사고 소송 결과에 따라 순이익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에도 임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행장의 요즘 관심사는 ‘외환’ 분야다. 경남·울산지역에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데다 역내 외국인 근로자가 10만6000여명(전국 3위)에 달해서다. 그는 “지역 내에서 경남은행의 외환시장 점유율을 확인해보니 10%에 불과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외환전문가 6명을 최근 영입해 시스템 개선을 맡겼다”고 소개했다. 새로 영입한 외환전문가들은 수출업체를 직접 방문, 외환컨설팅을 해주는 한편 외환분야 직원 양성도 책임지고 있다는 게 박 행장의 설명이다.

외국인들의 금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결혼이주 여성 4명을 채용, ‘일요일 외국인근로자 해외송금센터’에 배치했다. 박 행장은 울산 등지에 일요일 해외송금센터를 확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등의 결혼이주 여성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외환분야 강화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효과와 함께 정부의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에도 호응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평가했다. 경남은행은 최근 들어 사회공헌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박 행장은 “지역발전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28개 지역별 봉사단을 구성했다”며 “순익이 줄더라도 사회공헌 출연금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