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았던 펀드에만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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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하반기 자금유입 1위증시 조정으로 저가매수세가 주식형 펀드로 꾸준히 들어오는 가운데 대부분의 자금은 현재 수익률이 높은 펀드보다는 상반기에 돈이 몰렸던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이달 2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4조9175억원의 돈이 순유입됐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2009년과 2010년 각각 7조7280억원과 19조1775억원이 빠져나갔으나, 올 8월 이후 증시가 폭락하면서 저가매수를 노린 자금이 다시 펀드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이 기간 펀드시장으로 들어온 자금은 주로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펀드에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국내 주식형 펀드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다. 상반기 9005억원에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3828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 펀드는 상반기 10.89%로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하반기 들어선 -27.03%로 최하위권이다.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3499억원) ‘KB코리아대표그룹주’(2625억원)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2166억원)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1755억원) ‘하나UBS블루칩바스켓 V-1’(914억원) 등도 하반기 들어 수익률이 부진한 모습이지만 자금 순유입 면에선 상위권에 들었다.
향후 주가가 반등할 때 다시 높은 수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이 뚜렷하기로 유명하다”며 “수익률 편차가 크지만 오를 때 다른 펀드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의 수익률이 앞으로의 수익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장봉영 래이투자자문 대표는 “성과가 좋았던 펀드가 시장환경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펀드를 선택할 때는 일정 시점에 수익률이 최고인 펀드보다는 여러 해에 걸쳐 안정적인 수익률을 나타낸 펀드를 골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익률 상위 10%에 들어갔다가 그 다음 해에 90%로 떨어지는 펀드보다는 꾸준히 상위 40% 내에 드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꾸준한 성과를 올리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