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비판' 판사 "판사도 표현권 가질 수 있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FTA 비준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가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판사도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표현권과 기본권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2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판사는 '정교분리' 원칙을 언급하며 "판사가 공무원으로서 정치적인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직무를 수행할 때 정치적 입장에 따라 편향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생각을 하는 것이나 가진 생각을 표현하는 것조차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 언론 쪽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내 사적인 공간을 뒤져서 (발언을) 끄집어 낸 것이 내가 올린 글이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라며 "판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공적인 공간에서 말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은 사적인 공간으로 이해되는 게 통설적인 견해'라고 밝힌 모 대학 교수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최 판사는 앞으로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판사는 22일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29일 열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에 회부됐다.

한경닷컴 속보팀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