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이 미래다] 현대차 따라 해외 진출한 협력사 430개 … 매출 2배이상 늘어

1585社와 동반성장 협약 체결

부품 해외 로드쇼 개최
작년 협력사 수출 8조7000억
엔진밸브를 생산하는 안전공업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세타엔진 및 누엔진 등을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기계식 잭을 생산하는 삼기산업은 쏘나타와 싼타페의 잭을 개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덕분에 2009년 일본 MMC(미쓰비시)상사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사가 해외 자동차 업체에 수출한 규모는 8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협력사가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으로 수출한 금액보다 4000억원 많은 규모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동반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협력사들의 경쟁력 향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 현대차의 ‘통큰 지원’

현대·기아차는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면서 1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2차 협력업체들과 동반 진출해왔다.

1997년 해외진출 부품 협력사는 28개사에 불과했지만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에 진출한 2008년에는 중국, 인도, 미국 등에 총 408개사가 동반 진출했다. 올해는 브라질 공장까지 10개 해외공장을 건설해 1차 협력사 233개사와 2차 협력사 197개사 등 총 430개사의 협력사가 동반 진출했다. 이들은 현대ㆍ기아차 지원으로 해외 자동차 업체에도 직접 수출하고 있다. 해외 자동차 제조사로 수출하는 협력사는 2002년 7개사에서 2010년 165개사로 늘었다. 수출금액도 3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품질기술 육성과 기술보호, 교육훈련, 2차 협력사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협력사들이 현대ㆍ기아차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한 부품도 해외 경쟁사로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연료 주입장치용 부품을 생산하는 코리아에프티의 경우 현대차와 인도에 동반 진출하면서 인도GM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사례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장기적으로 현대ㆍ기아차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매출액 쑥쑥현대·기아차의 부품 협력업체들은 2000년과 비교해 10년 동안 평균 매출액, 시가총액, 해외수출 등의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1년 733억원에 불과했던 현대ㆍ기아차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747억원으로 9년 만에 2.4배로 늘었다. 현대ㆍ기아차의 성장률을 넘어선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 전체 성장률이 80%, 현대ㆍ기아차의 성장률이 78% 수준임을 감안하면 협력사의 매출 성장률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부품 협력사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다른 해외 업체로의 수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협력사 비중도 2배 이상 늘었다. 68개의 협력사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2001년 290개 협력사 중 46개사로 16%에 불과했던 대기업은 지난해 114개사로 늘어 대기업의 비중이 39%까지 증가했다. 해외수출금액도 4.5배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의 해외수출 금액은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강화된 동반성장협약 체결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다양하고 실질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현대차그룹 6개 대표 계열사와 협력사 1585개와 ‘2011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했다. 2008년, 2010년의 공정거래협약을 통해 발표했던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부품 협력사들의 수출 수요처 확보 지원을 위해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피아트사를 방문해 ‘부품 해외 로드쇼’를 개최했다. 현대·기아차 부품 협력사 11개사는 현지 자동차 부품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170여 가지 자동차 부품을 전시했다.

지난달에는 남양 기술연구소에서 ‘R&D 모터쇼’를 열고 최초로 언론에 공개했다. 부품 협력사에 최신 자동차 기술 트렌드를 직접 체험하고 신차 개발을 위한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번 모터쇼에는 수입 경쟁차를 직접 분해하고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445개 협력사의 임직원 5000여명이 참여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노력이 앞으로 부품 협력사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부품 협력사의 총 수출금액이 지난해보다 4조원 늘어난 21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전체 수출 금액 중 협력사가 현대ㆍ기아차의 해외공장에 수출하는 금액도 내년에는 1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