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필요하다" 90%, "준비하고 있다" 40% 불과

은퇴준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은 90%에 이르는 반면 정작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은 40%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는 월평균 35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이 있는 만45~53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은퇴 및 노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상 은퇴 연령은 평균 60세로, 2009년(61.5%), 2010년(61.4%)에 비해 낮아졌다. 60~65세를 예상 은퇴 연령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33.6%로 가장 많았고, 65~70세(24.7%), 55~60세(20.5%) 순이었다.

희망 은퇴연령은 평균 62.6세로 예상 은퇴연령보다 다소 높았다. 65~70세(31.7%)와 60~65세(30%)에 은퇴하고 싶다는 의견이 비슷하게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89.1%)이 은퇴준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었지만, 현재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응답자는 39.1%에 그쳤다. 아예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39.7%에 이르렀다. 은퇴준비를 해야 하는 적정시기로는 40대 초반(20.3%)과 30대 초반(15.3%)을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은퇴 후 필요하다고 내다보는 예상 자금은 4~5억 원(30.6%), 6~10억 원(26.4%)으로 은퇴준비에 대한 상당한 경제적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퇴 이후 가장 염려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서도 생활자금 부족 등 경제적인 요소를 꼽는 의견이 75.7%(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건강(46.8%)과 자녀교육 및 결혼(26.4%)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서는 21.7%만이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생활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응답자도 26.2%에 그쳤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은퇴 비 희망 정도가 54.1%에 이를 만큼 은퇴 이후의 노년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령화와 저 출산으로 우려되는 노후부양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56.8%)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녀에게 부양의 의미를 요구해서는 안되며(15.8%), 국가가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13.7%)도 나왔다.

전체 9.5%만이 자녀의 형편이 좋다는 전제 아래 자녀가 부양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자녀가 전적으로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0.9%밖에 되지 않았다.

노후에 대한 문제는 스스로가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년의 시작은 은퇴 이후부터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65세부터 노년의 시작이라는 의견이 30.8%로 가장 많았으며, 70세부터라는 의견(26.5%)과 60세부터라는 의견(24.3%)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70.1%) 배우자와 둘이서 노년을 보내기를 원했으며, 배우자 및 자녀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응답은 15%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노후생활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경제적인 안정(50.5%)과 신체적인 건강(31.1%)을 꼽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은퇴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처럼 노년 생활 준비 수준도 39.6%에 그쳤다. 노년 생활의 준비 방식은 주로 연금(73.2%, 중복응답)과 보험(66.2%), 저축(59.3%)이었다. 노후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월 생활비는 대략 100~250만원 정도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