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에 분양받은 회원권, 3억원대로 '뚝'

마이다스밸리, 올해만 37%↓, 전국 평균 2년 연속 17% 하락…수도권 '불패신화'도 옛말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명문 골프장들은 올 들어 한 곳도 빠짐없이 1억원 넘게 빠졌다. 평균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명문골프장 회원들이 월 평균 4회 라운드를 한다고 가정하면 매 라운드 250만원을 내고 골프를 한 셈이다.

전국 평균 회원권 가격은 17.5% 하락했다. 지난해(17.4%)와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연속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오른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상승률도 극히 미미했다. ○분양가 아래로 추락한 ‘황제’ 골프장

남부CC는 2008년 6월 21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30일 현재 11억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3년5개월 만에 10억1000만원(47%) 떨어져 반토막이 났다. 올 1월1일 12억5000만원에서 11개월 사이에 1억1000만원이 빠져 한 달 평균 1000만원씩 떨어졌다.

이스트밸리와 가평베네스트, 남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평베네스트는 2008년 19억3000만원을 찍은 뒤 현재 7억4000만원으로 61.6% 내렸다. 16억~17억원대였던 이스트밸리와 남촌은 각각 7억8000만원, 7억5500만원으로 추락했다. 올해만 이스트밸리에서 1억3000만원, 가평베네스트 9000만원, 남촌 7000만원이 사라졌다.한때 ‘황제 회원권’으로 불리던 곳들 가운데 가장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은 마이다스밸리다. 올초 4억9500만원에서 1억8500만원 떨어진 3억1000만원이 돼 중가대 골프장으로 전락했다. 이 골프장은 6억원대에서 최종 분양했다. 막차를 탄 회원의 회원권은 반토막이 나버려 사실상 ‘본전’을 찾기 힘들게 됐다. 마이다스밸리는 하락률 37.4%로 전체 골프장 가운데 하락 순위 2위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비전힐스는 올초 6억6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2억1000만원이 빠졌다. 이 골프장의 최종 분양가는 5억2500만원으로 현재 7500만원을 손해본 상태다. 비전힐스의 하락률은 31.8%로 전체 골프장 가운데 9위다.

이들 외에 송추 1억3000만원, 렉스필드 1억2500만원, 서원밸리 1억2000만원, 신원 9500만원이 하락했다.○접근성 뛰어난 골프장도 하락

그동안 회원권 시장이 약세를 보여도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근거리 골프장은 괜찮았지만 이제는 그런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 오히려 이들의 하락률이 전국 골프장 평균 하락률보다 더 높다.

88CC는 연초 2억18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31.2%, 뉴코리아는 1억4800만원에서 1억300만원으로 30.4%, 태광은 1억1800만원에서 8350만원으로 29.2%, 리베라는 2억36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28%, 한양은 2억8000만원에서 2억400만원으로 27.1%, 골드는 2억6000만원에서 1억8500만원으로 27% 내렸다. 이헌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회원권 시장의 투자 수요가 빠지면서 근거리 골프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져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