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차이나머니 조달 '물꼬'

이랜드·현대위아 판다본드 발행

조달금리 1%P 낮아져…중국 내 신인도 향상 효과
이랜드그룹과 현대위아가 내년 중국본토에서 위안화표시 회사채(판다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중국 직접금융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를 계기로 중국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채권발행 규모는 지난해 기준 9조5088억위안(약 1700조원)에 달한다. 2001년보다 16배 가까이, 전년에 비해서는 10% 증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채권발행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 비해 시장 구조가 단일화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채 중앙은행채 금융채 등에 크게 의존할 뿐 비금융사의 채권 발행은 감독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철저하게 제한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채권발행에 대한 완화조치를 내놓으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들어서는 중국 민간 기업 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업들도 채권 발행에 가세하고 있다.이랜드그룹과 현대위아가 판다본드 발행에 나서는 것도 이런 분위기 덕분이다.국내 기업의 판다본드 발행이 활성화되면 자금 조달 수단을 한층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아 현지에서 투자, 운영자금의 유출입이 잦은 기업들은 그동안 홍콩에서 자금을 끌어다가 중국 본토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성장성 있는 중국의 채권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심사가 상장심사에 준할 정도로 엄격하기 때문에 판다본드 발행 성공은 기업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현지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조강호 하나대투증권 상무는 “중국 본토에서 판다본드를 발행하려면 최근 3년간 흑자를 달성하고 상환능력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순자산의 40% 이내에서 발행금액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다본드 시장이 열림에 따라 이를 공략하기 위한 국내 투자은행(IB)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판다본드 시장은 잠재력이 크고 주관사 수수료가 국내 회사채 시장에 비해 높다는 점이 매력이다.

고경봉/김은정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