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 회장, 해외 유전에 '1조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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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석유개발사 지분 인수 위해 에이티넘 3710억 조달…자원개발에 공격적 투자‘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사진)이 공격적으로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미국의 석유개발 회사를 인수한 이후 펀드 자금을 유치,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원유개발 프로젝트 지분 인수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최근 미국 육상 원유개발 프로젝트인 미시시피언 라임 지분 13.2%를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2억7800만달러(3170억원) 규모의 자원개발펀드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우정사업본부가 15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이 회장도 개인돈 약 500억원을 태웠다. 한국증권금융(200억원) 교보생명(100억원) 외환은행(30억원) 기타(300억원) 등으로부터도 투자 약속을 받았다.
미시시피언 라임 프로젝트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샌드리지 에너지가 미국 오클라호마와 캔자스 지역 총 86만에이커 부지에서 육상 원유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에이티넘은 지난 8월 샌드리지로부터 프로젝트 지분 13.2%를 인수했다. 총 사업비는 5억5450만달러. 에이티넘은 나머지 펀드 투자 자금을 앞으로 2년간 순차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전체 펀드자금중 이 회장과 에이티넘측 투자자금은 2억2000만달러 정도다. 펀드 만기는 2017년 8월이며, 그 이전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에이티넘 측은 예상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연간 내부수익률(IRR)은 12.9%다. 펀드운용은 더커자산운용이 맡았다.
○해외 자원개발펀드로 1조원 투자이 회장은 2009년 말 미국의 석유개발회사 스터링에너지USA 경영권을 9000만달러에 인수한 후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자원개발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미시시피언 라임 지분 인수에 앞서 지난 4월 미국 트리아나 에너지 지분 14.6%(5000만달러)를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미국 동부 마셀러스 셰일 시추 프로그램 지분 50%(2억달러), 미국 텍사스 울프베리 프로젝트 지분 16.7%(2000만달러)를 각각 매입했다. 미시시피언 라임을 제외한 프로젝트는 모두 자체 자금으로 투자했다. 이 회장과 에이티넘 측은 앞으로도 해외자원과 기업지분 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장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에 따라 자원 가격이 급변동하기 때문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