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조선 왕실 도자 '백자청화운룡문호' 기증

고궁박물관에…내년 8월 공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이 조선왕실 도자인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를 지난달 30일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

높이 53㎝의 대형 항아리로인 이 백자청화운룡문호는 의궤와 궁중기록화 등에서 조선시대 궁중의 여러 의식 행사 때 어좌의 좌우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왕실의 권위와 위상을 상징했던 용준(龍樽·용을 그린 술그릇)이다. 특히 이 유물은 다섯 개의 발톱(五爪)을 힘차게 펼쳐 여의주를 쫓는 박진감 넘치는 용의 모습을 생생히 표현한 수작이다. 18세기 후반 제작해 왕실에서 사용한 가치 있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대형 백자청화운룡문호는 국내외에 10여점이 알려져 있는데, 이 유물이 공개된 것은 1990년대 후반 금호석유화학이 소장한 이후 처음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보존처리 절차를 거쳐 내년 8월 전면 재개관 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특정 문화재를 한 기업이 소장하는 것보다 국립고궁박물관 같은 전문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이번에 기증하는 백자청화운룡문호를 통해 국민 모두가 조선 왕실문화의 품격을 재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시각장애우를 위한 흰 지팡이 기증, 휠체어 등 맞춤형 보장구 제작비 기증, 복지시설 창호 교체 등 화학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