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단기 급등 따른 기술적 조정 예상


국내 증시는 2일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공조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겹호재에 힘입어 3% 이상 급등했다. 개인이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지만 기관이 역대 두번째 강도로 주식을 사들이며 맞섰다. 외국인도 사흘째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이 선물을 1만 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선물 가격이 폭등, 2년10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선물 가격이 올라가자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돼 프로그램을 통해 1조3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고용지표를 지켜보자는 관망세에 혼조세로 장을 마감해 국내 증시도 일단 급등세를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다시 40만 건을 넘어서 다소 부진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는 52.7로 예상을 웃돌아 호재로 작용했다. 다음날에는 미국 11월 실업률과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변동이 발표될 예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 전망이 밝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고 단기 급등 따른 기술적 부담이 커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점쳤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 증시를 괴롭혀 온 3대 악재 즉,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중국 긴축정책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력한 호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단기 급등 따른 기술적 부담도 크기 때문에 1900대 중반 전후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며 "1900대 초·중반에서 일부 현금을 확보해 이후의 장세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철강 등 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 긴축 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 민감주 및
주요 수출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주도 업종간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키맞추기 장세를 염두에 두고 실적 대비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날 일련의 정책 발표들로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숨통이 트였지만 유럽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그는 "유럽 채무위기는 유동성 공급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보다 실체적인 방안을 도출돼야 한다" 며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와 유로본드 발행에 동의할지 여부 등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등의 한계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중국의 선제적인 대응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며 "상승 한계치를 예단하는 자세를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IT, 자동차 외에 유럽 재정위기 완화에 따라 상승할 금융, 조선, 중국발 호재를 고려한 원자재, 기계, 소비 관련 대형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