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中시장서 '밀리언셀러 시대' 열었다

작년 중국 이어 미국도 첫 100만대 돌파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100만 대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연간 판매 100만 대를 넘어선 지 1년 만에 미국 시장에서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103만7028대(현대차 59만4926대, 기아차 44만2102대)를 팔았다. 1986년 포니로 미국 수출길에 오른 지 25년 만이다. 이로써 100만 대 판매 시장은 한국, 중국에 이어 미국 등 3개 시장으로 늘어났다.

미 시장에서 연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한 자동차 메이커는 전 세계에서 미국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와 일본 빅3(도요타 닛산 혼다) 등 6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판매량이 앞선 폭스바겐도 미국에선 현대·기아차에 뒤졌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내 판매량은 8만6617대로 시장점유율 8.7%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4만9610대를 팔아 작년보다 21.8%, 기아차는 3만7007대로 39.1%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미국차와 일본차 업체들이 판매량이 떨어졌을 때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3년간 판매실적은 2009년 73만5127대, 2010년 89만4496대에 이어 올해까지 수직 상승했다. 경쟁업체 혼다와의 판매 격차도 좁혀졌다. (표 참조)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103만6036대(현대차 70만3008대, 기아차 33만3028대)를 판매해 사상 첫 100만대를 돌파했다. 2002년 중국 진출 후 9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올해는 10월까지 95만2477대(현대차 61만795대, 기아차 34만1682대)를 팔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10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양적 성장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면서 "일본차가 올해 대지진, 태국 홍수 등 생산거점이 피해를 입으면서 반사이익도 봤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연말까지 미 시장에서 6만4000대 만 더 팔면 연간 판매 110만대 돌파도 가능하다. 당초 판매 목표는 106만 대였다.

이항구 팀장은 "내년도 유럽과 미국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미국내 자동차 수요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 이라며 "내년에 일본차 판매가 회복되면 주요 업체간 더욱 치열한 판매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