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보험사기' 일당 무더기 검거

굴착기 등 중장비 부품이 고장났다며 허위 신고를 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허위로 중장비 부품 고장 신고를 한 뒤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중장비 수리업체 대표 이모씨(49) 등 2명을 구속하고, 중장비 주인 정모씨(44)와 보험회사 손해사정인 박모씨(53) 등 42명을 2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고장나지도 않은 중장비 부품을 중고로 교체한 뒤 값비싼 새 부품으로 바꿨다며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지난 2006년부터 올해 1월까지 70여차례에 걸쳐 총 20억여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중장비 안전보험은 다른 보험과 달리 보험사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불도저 주인 정씨는 2년 동안 똑같은 부품을 6차례나 수리했다며 허위로 신고해 보험사 2곳으로부터 총 8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액을 감정해 보상 금액을 산정하는 손해사정인 박씨는 이들의 허위 신고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2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중장비 안전보험은 보험료가 500만~1000만원에 달하는데다 생명·화재보험과 달리 소멸성 보험(아무 사고가 없으면 만기 때 환급금이 없는 보험)이라 손해를 보는 게 아까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중장비 주인과 수리업체, 손해사정인들이 연루된 중장비 부품 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금융감독원, 보험사들과 협조해 ‘중장비 보험정보 공유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