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행사 메카' 거듭난 부산…올 5000만명 방문

현장리포트 - 부산에 관광객 몰려든다

영화·불꽃축제 등 외국인 북적…전시컨벤션 방문객 서울 추월
백화점 등 유통업체 매출 급증
부산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올 한 해 부산을 찾을 관광객은 5000만명(연 인원)이 넘을 전망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 세계개발원조총회 등 대형 행사 개최로 외국관광객뿐 아니라 창원과 울산지역 등 인근지역과 수도권 관광객들이 부산을 찾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누리마루APEC하우스가 있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경기도 의왕시 삼동에서 왔다는 P씨(46·여)는 “지난 여름 때 가족과 함께 놀러왔는데 부산에 영화의전당도 생겼다고 해서 회도 먹을 겸 친구 3명과 함께 다시 KTX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도심지 내에 바다와 구경거리가 많아 1박2일 지내고 가기에 좋다”고 말했다. 같이 온 K씨는 “수영만 일대에 고층빌딩이 많아 서울보다도 더 휘황찬란하게 보인다”며 “남편이 퇴직하면 이사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부산을 찾은 관광객은 4516만명으로 추산된다. 유정우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대형 전시컨벤션 행사 등으로 국내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연말까지 부산 관광객 수는 5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기차로 부산을 찾은 사람은 7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7만명보다 21.9% 늘었다. 코레일의 통계담당자 김병모 씨는 “기차로 부산을 찾는 사람의 70~80%가 수도권과 대전에서 출발한다”며 “지난해보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부산에 몰려드는 추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말까지 에어부산을 이용한 국내선 부산 방문 이용자 수도 17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0만명보다 16.6%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 167만명에서 지난해 222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2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부산시는 전망했다.덕택에 여행사와 호텔 매출이 늘고 있다. 새부산관광의 권경숙 사장은 “부산의 대형행사에 맞춰 수도권 인구를 겨냥한 해운대와 광안리 누리마루 아펙하우스 범어사 등을 둘러보는 체류형 부산관광 상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20% 정도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의 파라다이스비치호텔 여은주 실장도 “여름 때 개별 여행객이 는 데다 거제 등 부산 인근지역의 대형 조선소들이 선박명명식을 부산에서 하는 등 비즈니스 고객도 늘면서 10월까지 매출이 6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582억원)보다 16%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유통업체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도 인근지역 고객들이 몰리면서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부산지역 외 구매자가 32%나 차지해 2006년 23%에서 9% 늘었다. 경남지역 고객(15%)이 거가대교 개통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서울 경기(5.6%) 울산(3.1%)이 뒤를 이었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국내 고객이 10% 이상 늘었다. 외국 관광객은 10월까지 23만명이 방문해 6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정도 신장세를 보였다고 신세계 측은 설명했다.

올 들어 관광객이 부산에 몰리는 이유는 대형 행사와 교통망 확충 덕이다. 해운대와 태종대 등 관광지와 바다를 끼고 걷는 길도 생겨나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전시컨벤션산업으로 부산을 찾은 비즈니스 방문객 수는 266만4000명으로 서울(241만6000명)을 추월했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본부장은 “100만명 이상 몰린 부산국제영화제와 190여만명이 찾은 불꽃축제,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2011 행사(관람객 29만명), 세계개발원조총회 등 굵직한 행사들을 치른 데다 KTX 부산~대구 구간이 지난해 11월 가동되고, 거가대교와 부산~울산고속도로, 부산김해경전철이 개통되면서 외부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와 부산국제모터쇼가 있어 방문객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