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조선 채권단, "회사 조업 재개" 결정

지난 6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중소 조선사 삼호조선 채권단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 일부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2일 채권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남은행 무역보험공사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등 삼호조선 채권단은 최근 공동 담보로 잡고 있던 자재 48억원어치 등에 대한 담보권 일부를 포기하고 삼호조선이 만들다 만 배를 마저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삼호조선은 현재 6개월째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주채권은행인 경남은행 관계자는 “직접적인 출자 전환이나 추가 대출은 아니지만 조업을 재개해 직원들 급여를 주고 회사를 굴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간접적인 형태의 자본 투입”이라며 “일단 배를 한 척 지어 260억원가량에 팔면 그 돈으로 다른 배를 또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경영권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호조선은 국내 조선사 중 10위 안에 들어가는 회사로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8년에는 매출이 506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선박 건조 수요가 줄어 사정이 어려워졌다.

결정적으로 작년 계열사 삼호해운의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에서 해적의 습격을 받은 탓에 발주가 끊겼다.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석해균 선장 등을 구해내긴 했지만 회사는 이미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삼호해운이 지난 5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계열사 삼호조선도 6월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삼호조선과 달리 삼호해운의 회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삼호해운의 실사를 맡은 성도회계법인은 이 회사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조금 더 크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호해운 채권단에도 속해 있는 경남은행 관계자는 “삼호해운의 청산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일단 과도하게 쪼그라든 회사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설립: 1994년 6월

▶소재지: 경남 통영

▶자본금: 243억원

▶주주: 대한금속(47.47%) 신용주(20.07%) 삼호홀딩스(12.70%) 김인희(7.51%) (주)삼호(7.30%) 신현철(4.75%) 이근배(0.20%)

▶사업영역: 선박제조 및 수리

▶자산규모: 2504억원

▶2010년 매출액: 2008억원

▶2010년 당기순손실: 1908억원

▶채권비율: 경남은행(28.8%) 무역보험공사(24.2%) 우리은행(18.4%) 수출입은행(10.7%) 등(총액 약 4500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경남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