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ㆍ정의선, 함께 활시위 당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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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양궁팀 창단식 참석…代 이은 스포츠사랑 닮은 꼴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한 방향을 보고 섰다. 양복 상의를 벗은 두 사람은 동시에 활시위를 당겼다.

지난 1일 오후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오롱 남자 양궁팀 창단식에서 당긴 활은 비인기 스포츠 종목 지원이라는 공통의 과녁을 향했다.대한양궁협회 회장 자격으로 창단식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평소 대회 현장을 직접 보러 다닐 정도로 양궁에 열성적이다. 이 회장도 이날 다른 일정을 제쳐두고 창단식부터 찾았다. 고려대 경영학과 75학번, 89학번으로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양궁이라는 공통 분모도 갖게 됐다.

대한양궁협회장뿐 아니라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재계 지인들에게 양궁단 창단을 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마라톤, 등산 등을 오랜 기간 지원해온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남자 실업팀 창단을 결정하고 감독과 선수들을 구성하며 준비해 왔다.

코오롱 양궁팀은 남자부에서 12번째 실업팀이다. 양궁 실업팀 창단은 2007년 12월 생긴 진해시청(현 창원시청)팀 이후 4년 만이다. 오는 14일엔 현대백화점이 여자 양궁팀을 창단한다. 이동찬 명예회장, 정몽구 회장에서 출발해 대를 이어가는 스포츠 사랑도 닮은꼴이다. 정몽구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다. 이후 정 부회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연 20억원의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동찬 명예회장은 1984년부터 골프 국가대표팀을 지원했고 1987년부터 코오롱 마라톤팀을 운영하며 황영조 이봉주 같은 스타 배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엔 양궁으로 영역을 넓혔다. 김승일 코오롱 양궁팀 단장은 “비인기 종목 지원으로 실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온 도전 정신이 양궁에서도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