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서울 동교동 '신촌 서서갈비' 하루 250대 물량만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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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전통 갈비집 동생이 분점서울 신촌로터리에는 서서 먹는 갈비집으로 유명한 곳이 하나 있다. 드럼통 테이블 20여개가 시설물의 전부인 이곳에는 의자가 없다. 의자가 없으니 당연히 모든 손님들이 서서 먹는다. 메뉴는 1대에 1만4000원 하는 양념소갈비가 전부다.
드럼통을 개조한 테이블에는 연탄불에 구워먹는 양념 소갈비에 고추 마늘 쌈장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하드웨어는 그게 전부다. 그런데도 불평하는 손님이 없다.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기어이 ‘서서’ 갈비를 구워먹고 가기 때문이다. 그날 팔 만큼만 만들어서 판매하다 보니 물량이 떨어지면 바로 문을 닫는다. 파격적인 운영 방식이다. 서서 먹다 보니 오래 머무르기 힘들어 회전율이 높다. 한 달 평균 매출은 2억5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주인공은 신촌의 ‘연남 서서갈비’다. 1953년 6·25전쟁이 끝나고 전쟁 통에 아내와 딸을 잃은 아버지가 생계를 위해 드럼통 한 개를 놓고 대포집으로 시작한 것이 시초다. 최근 동교동에 제2의 서서갈비집이 들어섰다. 서서갈비의 원조인 ‘연남 서서갈비’의 막내아들이 새로 차린 곳이다. 동교동에서 ‘신촌서서갈비 정우가’를 운영하는 이상현 사장(51·사진)은 “서서갈비의 원조격인 ‘연남 서서갈비’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큰형이 운영하고 있다”며 “20여년간 함께 운영하다 최근 독립해 지난 9월1일 오픈했다”고 말했다.
‘신촌서서갈비 정우가’는 본점인 ‘연남 서서갈비’와는 달리 앉아서 먹는다. 본점이 연탄불에 고기를 굽는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이곳은 참숯을 사용하고 있다. 서서갈비 맛을 보고 싶은데, 연탄연기가 자욱한 것을 싫어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동교동으로 발길을 옮긴다.
서서갈비의 특징인 ‘당일 제조, 당일 판매’ 원칙이나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간장양념의 쇠고기 단품만 취급한다는 점은 똑같다. 형이 운영하는 ‘연남 서서갈비’는 하루 400대의 갈비를, 동생이 운영하는 ‘신촌서서갈비 정우가’는 하루 250대 물량의 갈비를 매일 아침 손질하고 양념해 손님들에게 당일 제공한다.이 사장은 “마장동에서 선별 구매한 국내산 육우를 바로 재워 바로 판매해 신선한 육즙이 살아있다는 게 서서갈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촌서서갈비 정우가’는 145㎡(44평) 규모의 매장에서 한 달 평균 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02)3142-3331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