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성형수술하면 돈 잘 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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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서울 강남에 사는 40대 후반의 한 주부가 얼굴 성형수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준수한 외모를 통해 자신감을 높이려고 한다. 그런데 이 주부는 ‘남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수술을 받고 싶다고 의사한테 털어놓았다. 자신이 못 생긴 바람에 남편이 바람을 피웠고, 결국 이혼까지 당했기에 이를 ‘부드득’ 갈며, 받은 위자료 중 2000여만원을 수술비로 투자했다.
수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워낙 못 생겼던 때문인지 연예인처럼 뛰어나지는 않지만, 턱을 깎고 여기저기 뜯어고쳐 호감을 주는 스타일로 얼굴이 바뀌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 남자를 만나 재혼까지 했다. 적당히 돈도 벌며 오순도순 살고 있다고 한다.수능시험이 끝나자 성형외과를 찾아 쌍커플 수술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성형수술은 무엇보다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높여준다. 요즘처럼 휴대폰으로 사진을 수시로 찍는 세태에선 외모에 신경쓰는 심리를 탓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외모가 어느 정도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야말로 비즈니스에서 동가홍상(同價紅裳)이다. 그렇다면 돈을 부르는 관상으로 통하는 ‘이마가 넓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을까? ‘강남 부자들’이라는 책을 쓴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자신이 만나본 부자들의 관상에 대해 “못 생기거나, 잘 생기거나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한결같이 편안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대부분 평범한 외모를 가졌으며, 명품 옷차림도 아니고, 보통의 국산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부자들이 대부분 구두쇠형의 외모가 아니고, 편안한 인상을 갖게 된 것은 부를 모은 뒤에 불우한 사람을 도와주는 선행을 베풀면서 갖게 된 것 같다고 고 지점장은 해석했다.
강남의 PB들도 재복은 타고 난다느니, 부자는 팔자소관이니 하는 속설은 거의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면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근검절약해서 돈을 모으더라는 것이다. 마음의 성형을 고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