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출시 앞두고 '매도' 보고서 쌓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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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숏 전략 구사해 매도 종목도 동시 추천이달 중순 헤지펀드가 본격 출시되면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의견이 담긴 보고서가 쏟아질 전망이다. 국내 헤지펀드 중 70%가 ‘롱쇼트’를 주요 전략으로 구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매도 종목에 대한 판단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롱쇼트는 저평가된 주식은 사고 고평가된 주식은 공매도하는 차익거래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최근 헤지펀드를 준비 중인 운용사들에 업종별로 ‘톱 바이(강력 매수)’ 또는 ‘톱 셀(강력 매도)’ 종목을 추천하고 있다”며 “특히 단기 고점에 다다랐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매도 의견을 제시한다”고 전했다.증권사들은 현재 매도 보고서를 운용사에만 제공하고 있지만 이후 일반 투자자에게도 공개할 전망이다. 가장 앞선 곳은 삼성증권. 이 회사는 지난달 초부터 상대적강도(RS·개별 주가가 시장 움직임에 반응하는 정도)에 따른 쇼트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LG SKC 한화케미칼 등 쇼트 종목 15개를 제시했다. 이 종목을 보유했을 때 3개월 전 대비 수익률은 -6.95%로 코스피지수 변동폭(5.08%)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증권사 매도 보고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기업들이 주요 고객인 증권사의 특성상 ‘특정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 전망이니 처분하라’는 의견을 개진하기는 쉽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년(2005~2010)간 증권사가 주식 매도 또는 비중 감소 의견을 내놓은 비율은 0.2%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조금만 부정적인 의견을 보고서에 담으면 기업에서 ‘앞으로 우리와 만날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판”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 신한BNPP 삼성 동양 우리 한국 한화 하나UBS 미래에셋맵스 등 9개 자산운용사가 12개 헤지펀드를 출시할 전망이다.
강유현/유승호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