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유달러 유럽 지원 안해"

푸잉 외교부 부부장 밝혀
유로화 자산 확대 주장에 반박
중국 푸잉(傅瑩) 외교부 부부장이 보유 중인 외환으로는 유럽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푸 부부장은 최근 중국 외교부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유럽인들은 중국의 보유외환 운용 방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때 중국은 외환을 어떻게 운용하고 보유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며 “보유외환은 국내 빈곤 해소나 해외 개발 지원을 위해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며 총리나 재무부 장관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유외환은 안정성, 유동성, 적절한 수익률 등의 원칙에 따라 관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 부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보유외환의 포트폴리오에서 유로화 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럽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푸 부부장은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한 이후 중국은 30여차례나 구매단을 파견했다”며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지분 투자와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그리고 수입 확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럽을 지원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유럽을 구조하려는 국제적 노력에 참여하고 있지만 중국과 유럽의 경제협력은 호혜적인 것”이라며 “중국이 유럽을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 부부장은 최근 중국의 부호인 황누보 중쿤그룹 회장이 아이슬란드 정부로부터 토지 구매를 거부당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중국은 앞으로도 유럽의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의 투자를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붕괴에 대비해 긴급계획을 마련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유럽의 재정위기가 아직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교역 지역이다. 올해 1~10월 양국의 교역량은 4670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0% 늘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