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中 중소은행 구제금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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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자산관리상품 판매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중국의 중소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동성 부족 빠질 수도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중소 은행들이 예금 유치를 위해 2007년 이후 자산관리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했다”며 “이들 상품은 만기가 돌아오면 자금을 돌려줘야 하지만 은행들이 그럴 능력이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은행들이 자산관리상품에 대해서는 만기가 될 때까지 장부에 관련 수치를 반영하지 않아 부채 총액을 알기 어렵다”면서 자산관리상품에 들어간 자금 규모가 지난 3분기 말 현재 은행 예금의 9.5%인 7조7000억위안(1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클라렌 추 피치 이사는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적절한 수익을 제공하겠다며 자산관리상품을 팔았지만 실제 운용실적이 좋았는지, 은행들이 고객에게 돌려줄 현금은 보유하고 있는지 등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중소 은행들은 비예금성 부채가 자산의 70%가 넘는 1조3400억위안에 달해 피치로부터 ‘BB-’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부동산과 수출 부문의 부진으로 중소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은행 대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업체들의 파산이 은행 전체에 유동성 쇼크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스탠리 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방정부는 토지 매각 실적이 저조해 세수가 줄었고 부동산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개인예금보다는 기업예금 의존도가 높은 중소 은행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