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 이런 와인 어때요

세계 최고 와인전문가 로빈슨, 저렴한 레드와인 추천
세계 최고 여성 와인 전문가로 꼽히는 잰시스 로빈슨이 선정한 연말 ‘추천 레드 와인’ 목록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소개했다. 로빈슨은 미국 출신 로버트 파커와 함께 와인 비평의 ‘쌍벽’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와인에 너무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그의 지론대로, 세인즈버리 쿱 막스앤드스펜서 등 영국 내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6~30파운드(1만~5만원)짜리 레드 와인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이 중에는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브랜드가 일부 포함돼 있다.
호주 쿠나와라 지역에서 만든 ‘윈스 카베르네 소비뇽 쿠나와라’(2006·사진)는 실크처럼 부드럽고 긴 여운, 산뜻한 산도가 전형적인 카베르네 소비뇽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윌리엄 다우니 피노누아’(2010)는 일반적인 호주산 와인과 다른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로빈슨은 이들 제품에 대해 “호주 특유의 테루아르(재배지의 자연 환경)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음에도 계속 제값을 못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론에서 생산된 ‘엠 샤푸티에 크로즈 에르미타주’(2009)는 손으로 수확한 시라 포도를 12개월간 참나무통에서 숙성시켜 풍부한 과일 향과 자줏빛이 돋보이는 술이다. 프랑스 부르고뉴산 ‘루 페레 에 필스 볼네이’(2009)는 산딸기 향이 살짝 향긋한 여성적인 느낌의 레드 와인이다.

추천 목록에서 가격이 제일 저렴한 6.99파운드짜리 ‘라 비에유 투르 드 세갱 보르도’(2009)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풋풋한 과일 향이 장점으로 꼽혔다. 가장 비싼 45파운드짜리 ‘동 실뱅 카티아르 본로마네’(2006)는 강한 체리 향과 깔끔한 맛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만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로빈슨은 “축제 분위기의 연말 모임에는 보르도 와인처럼 타닌 성분이 많아 무거운 느낌의 와인보다는, 부르고뉴 와인처럼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특징인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훨씬 잘 어울린다”고 적었다. FT는 연말까지 총 100종의 추천 와인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