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미래로 뛰는 사람

지난일 돌아보면 아쉬움 많지만 내일 생각할때 '삶의 주인공' 돼

전현희 국회의원 elysiaj@naver.com
10년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 시대를 나누는 단위가 되기도 하고, 강산이 변한다고도 한다. 한결 더 쓸쓸해진 겨울의 길목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어느새 스산한 가지를 모두 드러낸 길가의 가로수를 보면서 문득 10년 전을 생각했다. 2001년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고, 어떤 꿈과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현재의 모습은 10년 전에 그리고, 고민했던 그 모습일까? 10년 전으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만약 두 가지 길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 현재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싶다. 현재의 모습이 온전히 바라던 모습이어서는 아니다. 치열하게 일했고 행복했지만 물론, 아쉬운 후회도 많다. 한 걸음 더 뛰어야 했다. 더 많이 사랑해야 했다. 그러나 비록 지나간 시간이 아쉽고, 힘겨웠더라도 그것조차도 인생의 한 조각이라고 믿는다. 그 시절의 아픔과 좌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기쁨과 즐거움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 안에 함께 하고 있는 그 모두를 소중히 껴안고 순간을 만끽하자. 지나간 어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다가올 내일이 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인이 돼라, ‘입처개진’은 서 있는 것은 진실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의미다. 어느 곳에 있든 가장 진실한 자기 자신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네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라.’ 아주 당연한 말 같지만 한번쯤 반문해봐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살아가는 건지 아니면 살아지는 건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 과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가,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0년 전과 현재를 뒤돌아보고, 후회하기보다는 이제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자.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고, 현재를 탓할 필요도 없다. 오직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수레를 밀고 가는 사람은 평생 수레만 봐야 하지만,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은 하늘과 땅, 세상을 볼 수 있다. 인생이라는 연극은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세상에 공연된다. 무대의 막을 올리기까지의 과정에서 흘린 땀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모두 자신에게 돌아가게 된다. 인생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웃음으로 가득 채울 해피 엔딩이나 눈물로 채울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할 것인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의 인생은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살 만하다. 미래를 보면서 뛰는 사람은 더 나은 미래를 만나게 된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계획하자. 한걸음 더 뛰어 보자. 미래는 지금 이 순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현희 < 국회의원 elysiaj@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