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총선, 이슬람 정당들 압승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 이슬람 정당들이 압승을 거뒀다.

이집트 현지 언론은 4일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을 인용, “지난달 28~29일 전국 27개 주(州) 가운데 9개 주에서 실시된 하원 1차 개표 결과 온건 자유정의당이 가장 많은 36.6% 의 득표율을 얻었고,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 누르당이 24.4%로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정의당은 이집트 최대 야권 그룹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당이다.

온건 성향의 이슬람 정당 알 와사트당은 4.2%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번 1차 총선에서 이슬람 정당들은 전체 득표의 약 65%를 얻었다. 지난 2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을 이끈 진보·사회주의 계열의 ‘자유이집트연합’은 13.3%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 제 1야당이었던 와프트당은 단 5%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슬람 정당들은 과반 의석을 차지해 향후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 정당들이 의회에서 연정을 구성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1차 총선 투표율은 이집트 역대 최고인 62%를 기록했다. 전국 9개주에서 실시된 이번 1차 하원 선거에서는 입후보자 3800명 중 168명이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집트 전체 인구 8500만명 가운데 유권자 약 5000만 명은 이번 총선을 통해 새 의회를 구성할 하원 의원 498명을 선출한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하원 선거는 9개주씩 3차에 걸쳐 시행되며 내년 1월11일 전체 일정이 마무리된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