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윈도폰, 스마트폰 반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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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달말 노키아폰 출시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KT는 이달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폰7.5(망고)’을 탑재한 노키아 ‘루미아710’을 출시한다. 정보기술(IT) 업계는 망고 OS 기반 제품이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윈도폰 OS가 계속해서 주목받는 까닭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와의 결합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 내놓은 윈도폰 ‘옴니아W(미국명 포커스 플래시)’를 입수해 3일 동안 사용해봤다. 루미아710 대신 이와 비슷한 옴니아W를 통해 윈도폰의 잠재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 제품은 출시 예정인 루미아710과 거의 유사한 하드웨어 성능을 갖고 있다. 두 제품 모두 퀄컴제 1.4㎓(기가헤르츠) 모바일용 CPU(중앙처리장치)와 512MB(메가바이트) RAM, 8GB 메모리,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면 크기도 3.7인치로 같다. 무게는 루미아710(125.5g)이 옴니아W(116.2g)보다 약간 무겁다. 기기를 켜자 윈도폰 특유의 타일 형태 UI(유저인터페이스)가 눈에 띄었다. 윈도폰은 PC와 비슷하게 각 기능을 아이콘으로 표현한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와 달리 통화 메시지 인터넷 게임 사진 등 각 기능이 넓은 사각형 타일들로 표현돼 있다. 깔끔하게 주요 기능들만 표시한 셈이다. 카테고리별로 들어가면 텍스트를 이용해 구성한 일종의 타이포그래피 기반 UI들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했지만 익숙해지니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구동 속도는 처음 우려와 달리 빨랐다. 터치스크린에서 화면을 올렸다 내리고, 좌우로 젖히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이전 버전인 윈도 모바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메일 기능에 접속해 지인에게 안부를 묻는 이메일을 작성해 보았다. 쿼티(QWERTY) 방식으로 배열된 자판은 정확한 타이핑이 가능했다.
윈도폰의 최대 장점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드라이브’와 협업 솔루션 ‘셰어포인트’ 등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워드와 엑셀 소프트웨어는 그대로 열어서 문서를 열람하거나 편집할 수 있어 편리했다. 파워포인트 원노트 등 다른 소프트웨어도 오피스365 서비스를 구입하면 바로 쓸 수 있다. 단점도 있었다. 타일 형태 UI는 자유롭게 앱들을 배열하고 쓸 수 없기 때문에 앱 이용이 많은 개인 이용자들은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이 커 보였다.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전에 나왔던 풀터치폰에 가깝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앱 숫자가 적은 것도 개인 이용자 입장에서 한계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구글과 애플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윈도폰 앱들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이르다. 2년 이상 써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하드웨어 성능이 고급형 제품보다 낮다는 점도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저렴하면서 편리한 휴대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제품임에 틀림없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