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ITㆍ금융펀드 수익률 쑥

IT펀드 최근 3개월 14%…상반기 -7%와 대조적
금융펀드 1주일간 11% 수익
상반기 내내 수익률이 부진했던 정보기술(IT) 펀드와 금융펀드가 연말로 가면서 ‘꼴찌 펀드’에서 벗어나 ‘주도 펀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업종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T펀드는 지난 2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13.86%의 수익을 거둬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51%)을 크게 웃돌았다. 상장지수펀드인 ‘우리KOSEF ETF’(16.95%) ‘미래에셋맵스TIGER 반도체 ETF’(15.60%) ‘삼성KODEX 반도체 ETF’(15.27%)가 15% 이상 올랐고, 펀드 중에선 ‘하나UBS IT코리아 A’(14.79%)와 ‘삼성IT강국코리아 1Ce’(14.79%) ‘신한BNPP 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 2’(6.29%) 등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IT펀드는 올초 부진한 성과로 인해 기피해야 할 펀드로 꼽혔다. 상반기 6개월간 수익률은 -7.19%로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3.12%)을 밑돈 것을 물론이고, 원자재펀드(-.8.76%) 금융펀드(-7.98%)와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상반기 증시가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중심으로 오르면서 IT업종은 소외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우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IT업종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11일 4조7802억원에서 지난 2일 4조9983억원으로 4.6% 상향 조정됐다. 반면 필수소비재(-3.9%) 에너지(-0.8%) 등 다른 업종의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에 기관들도 최근 2주간 삼성전자(5592억원) LG전자(2071억원) 삼성SDI(1343억원) 하이닉스(1330억원) 등 IT종목을 집중매수하고 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의 생산성 개선, 미국의 견조한 소비에 대한 기대로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IT업종에 집중되고 있다”며 “반면 상반기에 기관의 매수가 몰렸던 화학, 정유, 그리고 건설 업종에서는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펀드도 최근 수익률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펀드는 최근 1주일간 11.05%의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KODEX 증권주 ETF’가 13.93%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맵스TIGER금융’(9.07%) ‘우리KOSEF 은행 ETF(8.95%) ‘미래에셋TIGER은행 ETF’(8.95%) ‘IBK그랑프리포커스’(6.81%) ‘하나UBS금융코리아 1 A’(5.28%) 등이 양호한 성과를 냈다. 유럽위기 완화와 연말 배당매력 부각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몰린 덕분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섹터 펀드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업종 사이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향후 업황 개선을 기대해 수익률이 나쁠 때 투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