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람보르기니 사려면 1년반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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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경기침체?…럭셔리 수입차 '불티'
페라리 등 할당 이미 끝나…늘어난 기업수요도 '한 몫'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 700-4 모델은 지금 주문해도 2013년에나 받을 수 있습니다.”
신중균 람보르기니서울 이사는 “올해 출시한 아벤타도르는 대당 가격이 5억7500만원인데도 이미 18개월치 주문이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라며 “지난해에는 10대를 조금 넘게 팔았는데 올해는 연말까지 20대가량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5일 말했다. 국내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음에도 3억원이 훌쩍 넘는 수입 럭셔리카와 슈퍼 스포츠카 판매는 꺾이지 않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중산층 지갑은 닫히고 있으나 럭셔리카 주 고객층의 구매력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수입차, 럭셔리카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카를 구매하는 개인 고객뿐 아니라 기업들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3억원 이상 수입차 63대 가운데 55대가 기업으로 판매됐다. 8억5000만원대의 마이바흐62, 5억1800만원대의 벤틀리 뮬산 고객은 모두 기업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전용으로 럭셔리카를 구매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인 롤스로이스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23대가 팔려 처음으로 한국 판매 2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18대보다 많다. 2009년에는 2대를 팔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애마’로 잘 알려진 롤스로이스는 한 대 가격이 6억~10억원이다.벤틀리도 한국에서 91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76대)보다 19.7% 늘었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100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마세라티와 스포츠카 페라리는 50대, 53대씩 총 103대를 팔았다. 이들 브랜드의 공식 수입사인 (주)FMK 김영식 영업 총괄전무는 “올해 한국에 할당된 차량을 10월까지 ‘완판’했다”며 “페라리는 주문이 33대가 밀려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마세라티는 2억원이 훌쩍 넘고 페라리는 제일 싼 모델이 3억5000만원이다. 김영식 총괄전무는 “수입차시장이 확대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등 고급 자동차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보다 차별화된 브랜드를 찾으면서 마세라티와 페라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