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업난 비웃는 연소득 6500만원 청년 농민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중 40%가 1800만원도 안되는 연봉을 받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대졸 실업의 원인은 80%를 넘는 대학진학률로 졸업생은 넘치는 반면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기 때문이다.

졸업생의 평균 소득이 연 6500만원에 달하는 한국농수산대학 케이스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1997년 개교한 한농대는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단과대학으로 학비는 전액면제지만 졸업 후 6년간 의무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학교 측은 올해까지 배출한 졸업생 2558명 중 자가영농을 하는 1206명의 지난해 평균소득이 6516만원이라고 밝혔다. 국내 매출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연봉(6195만원)보다 300만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중 23%는 연 1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다. 나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소득이다. 졸업생 중 상당수는 대를 이어 농사를 짓는 젊은이들이다.

상당수 젊은이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전공과는 무관하게 무조건 대기업 입사 또는 공무원 시험 합격에만 목을 매고 몇년간 스펙 쌓기나 시험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농사가 결코 쉬울리 없다. 고소득의 이면에는 피나는 노력도 있었을 것이다. FTA에 따른 시장개방으로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러나 대학 때는 아르바이트 시급이 적다고 투덜대고 졸업 후에는 다시 직장 구하기 힘들다고 불만인 대다수 젊은이들에게 한농대 스토리는 신선한 충격임에 분명하다. 일자리 부족을 탓하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