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넌 … 모두가 몸사릴 때 공장 더 짓는 '기대株'

내년 경기 불투명에도 성장 자신감
기아차·넥센타이어·세방전지 증설 나서
강원랜드 카지노 확장…순이익 증가 전망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국내 상장사들의 신규 설비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기아차 넥센타이어 세아베스틸 세방전지 등 주로 자동차 관련 기업이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설비 증설을 통한 성장성이 뒷받침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몸 사리는 상장사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신규 시설 투자 금액(8일 공시 기준)은 4조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하반기 11조6000억원보다 7조6000억원(65.51%) 급감한 수준이다. 공시 건수도 49건에서 29건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와 비교해도 18조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아직 20여일 남아 있긴 하지만 하반기 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투자 급감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6%에서 3.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 업종 투자 두각기아차는 지난 7일 광주공장 생산 능력을 현재 연 50만대에서 62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3공장 신설 계획과 함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또 하나의 호재”라며 “이번 증설 발표로 2013년 생산 능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4분기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규모는 68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올해 253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10%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업체인 넥센타이어 세방전지 세아베스틸 등도 증설 효과가 기대된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넥센타이어 창원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글로벌 순위가 10~15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생산 능력도 올해 2600만본 수준에서 2017년에는 6000만본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순이익은 1506억원으로 올해 대비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세아베스틸은 특수강봉강 제강 생산 능력을 3분기 말 230만에서 내년 300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배터리업체인 세방전지도 내년 말까지 360억원을 투자해 15% 정도 생산 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출하량 증가와 수익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 주가보다 23% 높은 5만4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강원랜드 증설 기대감 고조

강원랜드도 증설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카지노 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3월에는 영업장 확장이 끝날 예정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테이블 증설을 승인받은 건 아니지만 영업장 확장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이 공간에 현재보다 50% 정도 테이블을 추가 승인받으면 60% 이상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중국 공장 증설에 따른 장비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유진테크 원익IPS 국제엘렉트릭 등 반도체 장비주가 수혜주로 꼽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