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시대] 박상진 삼성SDI 사장, 삼성 카메라 수준 한 단계 끌어올려

자동차 전지 이어 태양전지까지 총괄

은탑산업훈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30여년간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며 우리나라 수출 확대에 기여해온 최고경영자(CEO)다.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전자 구주법인장으로 일하며 북미 수출을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2003년까지는 휴대폰 사업 마케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며 삼성이 글로벌 휴대폰 최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며 신흥시장을 개척했고 2009년엔 심성디지털이미징으로 옮겨 삼성 카메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그러다 작년에 삼성SDI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더 큰 임무를 맡게 됐다.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 중 2개를 책임지게 된 것.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자동차용 전지에 이어 올해 태양전지 사업을 박 사장에게 맡겼다. 경쟁사 대비 지지부진한 두 사업에서 최대한 빨리 경쟁사를 추격하라는 ‘특명(特命)’에 다름 아니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열린 삼성SDI 비전 선포식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전지와 태양전지 사업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도 내놨다. 먼저 자동차용 전지 분야에선 BMW와 피아트에 이어 폭스바겐, 미국 빅3 메이커 등에도 2차전지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넘어오는 태양전지는 앞으로 5년간 2조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지금의 20배로 키우기로 했다. 삼성SDI는 1970년 전자산업 태동과 함께 삼성전관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40년 만에 자본금 6조2000억원, 종업원 수 1만2000명 수준의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2차전지 세계 1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누적 수주 1위 등의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출도 2009년 20억달러, 작년 24억달러로 계속 늘리며 수출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강화해가고 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전지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박 사장은 “전지산업은 10년 뒤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버금가는 에너지 기반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지를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2차전지 강국이 됐다”며 “2차전지 시장은 현재 400억달러 규모로 2020년에는 12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