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대 재벌 프로호로프, 대선 출마 선언


러시아의 3대 재벌 미하일 프로호로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현지 언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9월 친(親) 크렘린계 정당 ‘올바른 일’의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프로호로프는 12일(현지시간)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대선 후보로 추대된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프로호로프는 미국 프로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이자 유명한 기업인이다. 그는 이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며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호로프는 지난 5월 재벌의 정치 참여 금지 관행을 깨고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 대표직에 지원해 주목을 끌었었다. 이후 12월 총선 운동에 개인재산 1억 달러를 쏟아부어 ‘올바른 일’ 당을 여당과 경쟁하는 유력 정당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월 중순 크렘린에 충성하는 당내 다른 계파와의 갈등 끝에 대표직에서 쫓겨나면서 정치 야망을 한동안 접어야 했다. 프로호로프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 주식 17%와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인 ’폴류스졸로토‘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NBA 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지분 80%를 보유한 구단주이기도 하다. 올해 4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프로호로프는 개인재산이 180억달러로 러시아 내 세번째 갑부로 조사됐다.

모스크바 정치 전문가들은 프로호로프의 정치 복귀가 성공을 거둬 그가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브치옴 대표 발레리 표도로프는 “새로운 인물과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게 높아진 시점에 젊고 활력이 넘치는 프로호로프는 이런 요구에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표도로프는 “12월 총선은 도시 중산층을 대변할 정치 지도자의 부재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김희경 기자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