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대기업 총수 교체되지 않는 권력…희생 요구"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13일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반성장위 1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교체되지 않는 경제 권력인 대기업 총수들의 사회적 책임과 헌신, 희생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반성장은 성장 과실에서 소외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권리 보장과 함께 미래를 위한 제도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 면서 "이를 위해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혁파하겠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희생적 각오와 결연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를 담당한 대기업들의 땀과 열정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제10차 동반위 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대기업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며 이익공유제 도입에 대한 이견을 내세워 회의에 불참한 대기업에 유감을 드러냈다.

정 위원장은 "시장경제도 정의롭고 공정한 질서라는 믿음을 유지해야만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 면서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자발적 양보는 시장질서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줄이지 않으면 시장경제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소탐대실은 유구한 역사가 증명한 것" 이라면서 "합리적 이타심, 이기적 이타심은 기득권자의 최고의 도덕적 감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의 양보를 촉구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