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경기 둔화 우려…배당 자제해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기업의 위기 대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 유보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13일 금감원이 금융연구원·보험연구원과 공동으로 한국금융학회의 후원으로 개최한 '글로벌 금융불안 극복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철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권 원장은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신재정협약에 합의했으나 유로본드 발행이나 유럽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과 같은 근본적인 대응책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재정협약의 경우 각국 의회의 비준이나 국민 투표와 같은 절차를 필요로해 시행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그는 "최근 일부 미국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는 양상이나 내년도 경제 성장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고, 중국도 물가 상승과 성장률 둔화라는 문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그는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 둔화로 인한 기업의 자금애로 증대와 경제 양극화와 내수 침체로 인한 가계 부채 부실 가능성 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특히 가계 부채 문제는 제 2금융권을 중심으로한 증가 속도 조절과 가계 부채 구조개선 등의 미시적 대응과 더불어 시장 유동성 관리와 가계 채무상환능력 제고 등의 거시적 대응도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권 원장은 "금융사들은 대손준비금과 내부 유보금을 충분히 적립해 위기 대응능력을 높이고, 선제적 구조조정과 신속한 부실정리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2012년에도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까지 얽혀 있어 경제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해이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감독당국도 본연의 역할 수행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는 "금감원도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중소기업과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과 서민을 상대로 하는 금융사기 근절등 소비자 보호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