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저점 1750·고점 2280…선진국보다 신흥시장 투자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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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주식시장 전망2012년 우리 주식시장은 큰 틀에서 볼 때 반등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침체 등에 대응한 글로벌 각국의 정책이 가시화되며 주가 반등을 주도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시 위험이 점차 줄어들며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과거 평균치를 회복하는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中경기 경착륙 가능성
美도 1분기 성장 둔화 예상
유럽위기 해소가 변수
글로벌 증시 '저성장·저금리'
시장보다 유망종목 투자 바람직
○내년 지수 범위 1750~2280 예상내년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악의 상황에서 8.3배, 가장 좋은 상황에서 10.8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코스피지수로 환산하면 저점은 1750선, 고점은 2280선이다. 분기별로는 내년 1분기 조정, 2~3분기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 유럽위기 확산과 글로벌 성장모멘텀 둔화가 주가 조정 요인이지만 상황이 악화될수록 세계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속도를 낼 것이다.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8%를 예상한다. 2012년엔 4.2%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 선진국 수요 부진은 한국의 수출 성장세 둔화를 초래하지만 신흥국 수요에 의해 상당 부분 흡수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 수준에서 동결 기조를 유지해 갈 것이다. 해외수요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하반기로 가면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다. 해외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국내 실물경기 회복도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말 기준금리는 두 차례 정도 인상된 연 3.75%를 예상한다.
내년 상반기 주가는 글로벌 정책과 유동성 환경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신 경기와 기업 실적은 상반기엔 제한적인 영항을 줄 것으로 본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경기와 실적에 대한 증시 기대치가 이미 낮아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경기가 리세션(경기침체)으로 빠지는 등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 흐름을 보인다면 증시 관심은 경기 개선 시점이 언제인가로 모아질 것이다. 내년 1분기 후반이나 2분기 초반에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와 실적은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정책 향방 주목
상반기 정책변수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그만큼 글로벌 환경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글로벌 각국의 정책대응은 속도를 낼 것이다. 부양정책에 대한 주가 반응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1분기엔 세계 각국의 주요 정책이 집중될 공산이 높다. 글로벌 GDP 증가율이 1분기에 크게 위축될 수 있어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증시의 주요 변곡점은 ‘정책 이벤트’에 좌우돼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의 대규모 재정부양,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차 양적완화(QE) 정책, 2010년 중국의 긴축정책 선회 등은 증시의 의미있는 변곡점이었다.
중국은 경기 경착륙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내년엔 통화 완화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다. 물론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정책 선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이 긴축을 마무리짓고 부양정책으로 돌아서는 점은 적지 않은 투자·소비 심리 개선 효과를 수반할 것이다. 중국은 지난 2년간 긴축정책을 지속해 민간 경제의 투자·소비 활동을 상당히 제약했다. 중국은 내년 1분기에 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미국은 내년 1분기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 세제 혜택이 줄어들고 재정지출도 축소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 최근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그랜드 플랜 합의로 총론은 통과됐지만, 이탈리아 위기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더 큰 충격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스 구제 과정에서의 복잡한 해법과 달리 이탈리아 처리 해법은 매우 단순하다.
유동성 측면에선 현재의 ‘안전자산 버블, 위험자산 패닉’ 구도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각종 위험들이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봉합된다면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쏠렸던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다. 증시는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저성장 환경에서 고성장 시장인 신흥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대다수 신흥국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섰기 때문에 정책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시장보다 유망주에 주목해야
내년 국내 기업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돼 왔다. 지난 3분기 126조원에 달했던 내년도 국내 기업 순이익 예상치는 현재 105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요한 것은 향후 추가 조정폭이다. 우리는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을 전망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 순이익 감소폭도 고점 대비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업종별로 보면 운송유틸리티기계증권조선하드웨어 등은 향후 실적 조정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보험소프트웨어 자동차필수소비재은행 등은 그동안 실적 조정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하지만 규제 환경(금융), 글로벌 수요와 환율(자동차), 신작 불확실성(소프트웨어) 등을 고려할 때 이들 업종도 실적 하향 조정 대열에 향후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저성장과 저금리’라는 화두 속에서 박스권 등락을 하고 변동성은 확대되는 장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시장보다 테마 및 유망종목(top picks)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 전략을 권한다.유망 테마와 종목으로는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갖춘 종목(삼성전자 현대차)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경기관련주(LG화학 LG디스플레이 하나금융지주) △신흥국 소비성장 모멘텀과 중동 인프라 수요를 갖고 있는 기업(삼성물산 CJ제일제당) △경기방어주(NHN KT&G 현대해상) 등을 꼽을수 있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 seok_yun@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