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따라 '출렁' 저가 매수 메리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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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업종 전망은행주의 주가 상승은 유럽 금융위기 해소 여부에 달려 있다. 내년 은행업종의 이익은 올해 대비 감소할 전망이며,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은 이벤트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은행주의 현재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 글로벌 변수 때문인 만큼 이 부분의 위험이 완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
내년 순이익 16.4% 감소 전망
2009년 3월 은행주 랠리처럼
위기 완화땐 큰 폭 오를 수도
실제 2009년 3월부터 은행주가 랠리를 보였을 때도 그랬다. 은행들의 실적은 2차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암울했지만 미국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고 동유럽 위기가 누그러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단은 자기자본이익률(ROE) 훼손으로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은행업의 내년 순이익은 올해 대비 16.4%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2조원에 이르는 현대그룹 및 SK그룹 관련 지분 매각 이익의 기저효과에 기인한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내년 회계연도 순이익은 4.0%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이익이 올해보다 2.9% 증가에 그칠 전망이고, 내년 크레디트 코스트(credit cost)는 0.7%로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핵심 이익이 소폭 증가에 그치는 이유는 많다. 대출 성장률이 경기 둔화 우려, 높은 가계부채, 예대율 하향 안정화 노력으로 6.0%에 그칠 전망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정부 규제로 매분기 2~3bp(1bp=0.01%포인트)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율 인하와 감면 등에 따라 수수료 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은행의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은 은행의 전체 세전이익을 올해 대비 1.9%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 감소에 따른 세전이익 영향도 0.9%에 이를 것이다. 현재는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를 부분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나 이 부분이 다소 확대될 여지가 남아 있다.
내년 크레디트 코스트는 0.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의 건전성은 양호하겠지만 건설 등의 위험 산업 노출 리스크가 여전하다. 또 가계대출에 대한 충당금도 올해를 저점으로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한다.
은행의 ROE는 장부가치 급증으로 인해 올해 14.6%에서 내년 10.8%로 이익 감소폭보다 더 빠른 속도로 훼손될 전망이다. 올해 은행의 장부가치는 전년 대비 19.1%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은행의 배당성향 하락과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자산 재평가 및 장부가치의 6.0%에 이르는 대손준비금 신규 인식에 기인한다.
은행주 중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NIM 회복과 충당금 부담 감소에 힘입어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1조3000억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비율이 9.7%까지 높아졌다.
또 외환은행 인수 시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내년 ROE가 11.9%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jaewoo79.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