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 '사위' 약진…MBㆍ이건희 회장 사위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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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맏사위 임우재 전무 오너 일가 중 나홀로 승진
MB 셋째사위 조현범 부사장 글로벌 성장 이끈 공로 인정
연말 재계 인사의 키워드 중 하나를 꼽으라면 '사위'들의 약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에서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까지 모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13일 삼성그룹은 2012년 정기임원인사에서 이 회장의 맏사위이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사진)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 신임 부사장은 지난해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승진에서 제외됐다가 올해는 나홀로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서울고등학교와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3년 뒤 이부진 사장과 결혼하며 평사원과 재벌가의 만남으로 세간의 화제를 낳았다. 결혼 후 곧바로 미국 MIT로 유학을 떠난 임 신임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주본사 전략팀을 거쳐 2005년 삼성전기 기획팀 상무보를 맡아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참여했다. 2009년 전무로 승진한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2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게 됐다.
지난 7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사장이 제일모직에서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김 사장이 제일기획 글로벌 전략담당, 경영기획총괄을 맡으면서 글로벌 경험을 쌓아왔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초일류 기업으로 이끌라는 의미에서 발령을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사장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올 한해 이 회장을 보필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만나 친분을 쌓았다는 점도 인사 배경으로 꼽혔다. "IOC 위원들이 자국에서 유력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글로벌 인맥이 해외사업 위주인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말했다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 이마트 부사장은 연말 인사에서 신설된 이마트 해외사업 총괄을 맡게 됐다. 문 부사장은 지난 5월 신세계 I&C에서 이마트로 옮기면서 중국 사업을 담당을 맡아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미국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출신인 문 부사장은 국제적인 감각과 추진력을 고루 갖춰 그룹 내부에서 해외사업에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부사장도 최근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신임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광고홍보팀장, 마케팅부본부장을 거쳐 2006년부터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왔다. 2001년 이 대통령의 셋째 딸인 이수연씨와 결혼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신공장의 기획 및 착공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을 인정받아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계의 대표적인 사위 경영인으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이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