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같다고 정품?…황당한 '짝퉁 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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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모로칸오일' 판 뒤직장인 임정은 씨(31)는 미용실에서 구입한 헤어케어 제품 ‘모로칸오일’을 아껴 쓰곤 했다. 115㎖ 1병에 6만원이나 들여 구입해서다. 임씨는 머리카락끝이 갈라지는 게 신경 쓰여 모로코 사하라사막에서만 자생한다는 아르가니아 나무열매의 추출물(아르간오일)이 들어간 제품으로 꾸준히 관리해주고 있다.
정품이라 우기다 환불 처리
위메프, 가짜 아베크롬비 재킷
상반기 소비자피해 1405건
< '짝퉁 커머스' : 짝퉁을 파는 소셜커머스 >
인터넷을 검색하던 임씨는 소셜커머스 그루폰에서 모로칸 아르간오일 제품 2병을 1만9800원에 할인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 제품 사진을 보니 집에서 쓰던 제품과 병 디자인 및 로고가 같았고, 정가도 6만원으로 기재돼 있어 2세트를 주문했다.그가 구입한 이 제품은 모로코의 아르간오일을 수입해 국내 기업이 일본 업체와 합작해 만든 것으로, 정품과는 전혀 다른 제품이었다. 제품을 받아보니 쓰던 제품과 미묘하게 다른 점이 많았다. 로고가 그려진 라벨의 색상도 약간 달랐고, 병 모양도 정사각형이 아닌 마름모꼴이었다. 병을 열어본 임씨는 확연히 다른 향과 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그루폰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반품 요청을 했지만 “고객께서 쓰시는 제품과 동일제품으로 오해하셨을 뿐 이 제품은 한국에서 같은 성분으로 만든 전혀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가품이라는 이유로 반품을 해드릴 순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상품은 총 1591세트가 판매됐다.
그루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품 논란이 있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반품 정책에 따라 원하는 고객들에게 반품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로칸오일과 비슷한 제품이긴 한데 가품은 아니다”며 “헤어오일처럼 마니아층이 사용하는 제품은 좀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최근 가짜 아베크롬비 앰퍼샌드 마운틴 재킷을 판매해 무료반품 공지를 올렸다. 그루폰은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판매했다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종이 상품권을 카드로 결제하는 행위 및 할부로 구매하는 행위)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해당 상품 판매를 전면 취소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사과문과 함께 해당 상품 구입고객에게 5만원 상당의 신세계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공지를 올린 것.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셜커머스로 인한 피해 상담 접수건수는 1405건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34건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관계자들은 제품 검증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텐데도 판매를 강행했다는 것은 ‘고의’라고 볼 수 있는 문제”라며 “최근 가품 판매 논란이 거세지면서 소셜커머스가 자구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규상 소셜커머스에서 구입한 제품에 대해선 구입 후 7일 이내에 반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다양한 피해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 귀책사항이 있을 때는 7일이 지나도 반품할 수 있도록 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에 대해서도 구입금액만큼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연내 만들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S라인 어디로?
얼굴 달라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