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기관 1만4452명…삼성그룹보다 60% 더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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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취업가이드공공기관들이 내년 1만4452명을 신규 채용한다. 올해(1만400명)보다 40%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그룹의 올해 대졸자 공채 9000명보다 60%나 많다. 내년 경기 둔화로 민간 부문의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늘린 것이다. 고졸자와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도 대폭 강화했다.
신규채용 올해보다 40% ↑
전체 20%는 고졸자 몫
한전·LH 등 500명 넘어
◆서울대병원,1345명 채용기획재정부는 285개 공공기관의 내년 신규 채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총 1만4452명을 새로 뽑을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중 7500명은 공공기관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정원이 생긴 자리다. 나머지는 정년 퇴직 등으로 생긴 결원을 채우기 위한 인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복지와 노동 분야 공공기관에서만 5257명이 신규 채용된다. 전체 신규채용 인원 중 36.4%다. 장기요양보험이 확대되는 등 새로운 복지 수요가 늘면서 올해보다 2111명(67.4%) 늘었다. 한국철도공사 등 사회기반시설(SOC) 공공기관도 올해보다 1141명(98.7%) 증가한 2297명을 뽑기로 했다. 영업점 확충에 나선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도 내년 1461명을 채용, 올해보다 775명(113.0%)을 늘리기로 했다.
개별 공공기관 중에선 새 병상을 대폭 늘린 서울대학교병원이 올해보다 세 배 이상 많은 1345명을 신규로 뽑는다. 한국전력공사(763명) 중소기업은행(598명) LH(한국토지주택공사·500명) 한국철도공사(412명) 국민건강보험공단(384명) 등도 채용 규모가 크다.◆고졸 2890명 채용
공공기관들은 ‘열린고용’의 취지에 맞게 고졸자에게 취업의 문턱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신규 채용 인원의 20%가량은 고졸자를 우선 채용한다. 2890명은 고졸자 몫인 셈이다. 앞서 공공기관들은 고졸자들에게 적합한 업무를 분석한 뒤 대졸자와 별도로 자리를 만들었다.
고졸자는 청년인턴에도 지원할 수 있다. 고졸자가 청년인턴을 했을 경우 정규직 응시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LH가 고졸자를 가장 많이 뽑는다. 내년 신규채용 500명 가운데 40%인 200명을 고졸자로 채용한다. 한국산업은행은 318명 중 80명을, 한국가스공사는 224명 중 50명을 각각 고졸자로 채운다.
직원의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에도 처음 별도로 인원이 배정됐다. 총 1000명 정도다. 6개월 이상 장기 육아휴직을 낸 여성을 현원에서 제외해 새로 정규직을 뽑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계약직을 채용하거나 다른 인력들이 부담을 졌다. 기획재정부 조경규 공공정책국장은 “육아휴직자에 따른 인력을 별도로 구분한 것“이라며 “출산을 장려하고 인력 운영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전문가 “일자리 확충에 올인”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확대를 정부의 내년도 정책 중심이 성장에서 일자리 확충으로 옮겨가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내년 경기둔화에 따른 위기를 정부가 일자리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분야에 인력이 집중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