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백화점식 포트폴리오' 짠다

경기민감주+방어주 함께 담아
변동성장세 리스크 최소화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할 듯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용사들은 특정 업종의 편입비중을 늘리기보다 최대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하는 ‘백화점식 포트폴리오’로 내년 상반기까지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별종목 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형주 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식 포트폴리오로 변동장 대응지난 11월 이후 운용사들은 최대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변동성 장세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현대종합상사 JCE 대한유화 호텔신라 코스맥스의 투자비중을 늘리거나 신규 취득하고, 카프로의 투자비중을 줄였다. 투자를 늘린 종목 가운데 경기민감주(현대종합상사·대한유화)와 경기방어주(호텔신라·JCE·코스맥스)가 뒤섞여 있다. 같은 화학업종 내에서도 대한유화는 신규 취득한 반면 카프로는 일부 매도했다.

KB자산운용의 매수종목 리스트에도 한진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경기민감주와 사조산업 사조오양 등 경기방어주가 혼재돼 있다. 하지만 사조산업 사조오양과 함께 대표적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게임주(드래곤플라이)는 일부 매도했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 분석에 의거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현저히 저평가돼 있거나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은 종목의 투자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5% 이상 신규 취득한 대한유화는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2%로, 화학업종 평균치(21.8%)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란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종목장세 이어질 듯

자산운용사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백화점식 투자 스타일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호삼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종목을 다양하게 펼쳐놓고 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내년 증시흐름이 ‘상저하고’(上低下高)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까지는 이런 투자 패턴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12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0.89% 오른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소형주 업종은 5.35%, 코스닥지수는 3.75% 각각 상승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달 12일 기준)은 연초 이후 5.22%를 나타내 전체 평균(-8.72%)을 크게 웃돌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6년처럼 상반기에는 중·소형주 펀드가, 하반기에는 성장형 펀드가 수익률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현/임근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