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일자리 창출 지원…기술硏 '인재사관학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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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기 상생이 '뿌리산업' 키운다 (2) 성진지오텍지난 9일 울산에 위치한 성진지오텍(대표 김장진) 기술연구원. 건물 안에 들어서자 40여명의 젊은 교육생들이 불꽃을 튀기며 쇠붙이에 모재(접합 재료)를 용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갓 졸업한 듯 보이는 이들은 용접을 마친 후 강사 앞에 모여 각자가 용접한 쇠붙이의 완성도를 평가받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작업에 매진했다.
무료 취업교육…학생들 몰려
실전 바로 투입 '인력난' 해소
김장진 대표는 “뿌리산업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덕분에 연구원에 들어오려는 젊은이들이 늘었다”며 “인력이 부족해 밀려드는 일감을 소화하는 게 힘들었는데 요즘은 교육생이 많이 들어와 한시름 놓게 됐다”고 기뻐했다.석유화학 정제 플랜트와 담수화 설비 등을 만드는 성진지오텍은 전체 직원 600여명 가운데 120명이 용접공이다. 그만큼 용접공이 핵심 인력이지만 사람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젊은이들이 용접을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3D 업종이라며 기피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5월 이 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선 포스코와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지원 아래 올 11월 ‘뿌리산업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연구원에 들어오려는 특성화고 학생과 대졸자들 지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학생들이 전액 무료로 숙식과 취업 고민을 해결하면서 인당 월 20만원의 수당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강사비, 교재비, 실습비 등의 실비를 지원하고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포스코 협력사나 성진지오텍 본사 및 협력사에 취업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시작된 과정은 용접, 비파괴(엑스레이) 검사, 아스메(ASME) 용접 및 코드 등이다. 모든 과정이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4개월여에 걸친 교육 수료와 함께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정학 기술연구원 소장은 “예전엔 훈련생 정원(30명)을 채우는 게 버거웠다”며 “이번엔 정원을 20% 이상 초과한 데다 우수한 학생이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덕분에 ‘인재사관학교’로서의 기술연구원 위상은 한층 커지게 됐다. 이 연구원은 2008년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715명의 교육생을 배출, 울산에서 기술 인재의 요람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청년뿐만 아니라 성진지오텍 본사 및 협력사 직원 3470명의 재교육을 도맡으며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김 대표는 “학원이나 학교에서 양성하는 인재는 일반론만 배운 제너럴리스트가 대부분”이라며 “기술연구원을 거친 청년들은 바로 실전에 투입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스페셜리스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용접을 넘어 기계와 전지, 컨트롤 등 산업용 고급 플랜트 분야로 교육과정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2013년 매출 1조원클럽에 가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울산=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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