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시피의 '사양산업 승부'…마대 하나로 年매출 100억

제품 특화로 경쟁력 높여
주문 쇄도…"웃돈 주고 사죠"
마대(일명 PP백) 하나로 연매출 100억원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경주시 외동읍 냉천리에 자리잡고 있는 엠시피(대표 오수민·55·사진). 산업용 수출 포장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마대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파워를 내고 있다.

오수민 대표가 마대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3년. 엠시피를 설립해 1년 동안 울산 석유화학공장에 사무용품을 납품하던 그는 한 공장장으로부터 저급 중국산 마대 때문에 제품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초기부터 재산을 전부 쏟아부었다. 합성수지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에서 원사를 뽑아내는 연신공정부터 원단을 만드는 제직공정, 코팅, 재단, 봉제, 포장, 출하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갖췄다. 오 대표는 “마대에 첨단 기술과 디자인, 색깔, 여기에 여성의 꼼꼼함을 입혀 제품의 안정성을 높이면 중국산과 차별화를 통해 경쟁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첫 작품이 화학섬유 핵심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포장재.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중 포장재에 비해 인장 강도가 뛰어난 데다 디자인이 섬세하고 옮기기도 편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각종 석유화학 제품과 화학 분말, 칩(chip)류 등의 수출용 포장 적재용으로 적합하다는 평이 돌면서 업체들의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주요 거래처는 SK케미칼, SK유화, 휴비스, 태광산업, 효성, 농협, 동부메탈 등이다. 엠시피는 이후 단섬유(staple fiber) 포장재, 주석 철 포장재 등 수출 제품의 특성에 맞게 40여종의 포장재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갔다.

베트남 하노이에 월 8만장 규모의 포장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연간 포장재 생산 규모도 120여만장으로 늘렸다. 2002년 설립 당시 12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00억원으로 늘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