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지금 회사 '두 쪽' 낼 때도 그녀는 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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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로젠펠드 크래프트푸드 CEO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을 발표했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아이린 로젠펠드 크래프트푸드 최고경영자(CEO·58)였다. 그는 두 매체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FT에선 지난해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고, 포천에선 5년 연속 1위였던 인드라 누이 펩시 CEO를 제쳤다. 크래프트푸드는 오레오 쿠키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맥스웰하우스 커피 등으로 유명한 세계 2위의 식품업체다.
버핏의 반대에도 '캐드베리' 를 삼킨 여걸
FT·포천이 뽑은'올해의 女CEO'
美 정계에 힐러리 클린턴이 있다면 재계엔 아이린 로젠펠드가 있다
"원가 절감하다 정 떨어진다"
줄였던 치즈 함유량 원상복구…오레오 쿠키 등 인기제품 다양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라
매장 책임자에게 권한과 보상 '팍팍'…필라델피아 치즈 점유율 작년의 2배
국내에는 낯설지만 그는 미국 재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 정계에 (대표적 여성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있다면 재계에는 아이린 로젠펠드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로젠펠드는 지난해 영국 제과업체 캐드베리 인수를 성사시킨 데 이어 올해는 크래프트푸드를 두 개로 분리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과감히 결정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도전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회사를 두 개로 분리하면서 안정적인 북미법인 CEO가 아니라 글로벌 스낵법인 CEO를 자청했다. 신흥국 개척을 위해 CEO가 과감히 나선 것이다.
◆뚝심으로 캐드베리 인수
2009년 캐드베리 인수에 앞서 그는 FT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왜 지금 캐드베리를 인수하려 하는가?” 로젠펠드는 단호하고 조용한 말투로 반문했다. “왜 기다려야 하는가?”로젠펠드는 2006년 CEO가 된 직후부터 3년간 캐드베리 인수를 준비해왔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제과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한데 넋놓고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계획을 거침없이 실행에 옮겼다.
2009년 크래프트푸드는 캐드베리를 적대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제시한 금액은 170억달러(19조6000억원)였다. 캐드베리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인수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노조의 반대에 부딪쳤다. 노조 측은 “두 회사가 합병될 경우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발생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로젠펠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경쟁사가 캐드베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인수가격을 190억달러로 올렸다.
이번엔 크래프트푸드의 대주주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반대하고 나섰다. 190억달러는 너무 과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사회가 책임감을 상실했다”며 실망한 버핏 회장은 크래프트 주식을 처분해버렸다. 하지만 로젠펠드는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2010년 1월 190억달러에 캐드베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신흥시장의 성장을 예상한 그의 선택은 옳았다. 캐드베리가 갖고 있는 유통망과 새로운 상품 덕에 2010년 크래프트푸드 매출은 전년보다 27%나 늘었다. 순이익도 40억달러를 넘어섰다.
◆‘바꿀 건 과감히 바꾼다’
로젠펠드는 크래프트푸드 CEO가 되기 전 펩시의 스낵 브랜드 프리토레이에서 근무했다. 그는 이 회사가 탈(脫)중앙집권화돼 있다는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프리토레이는 일선 매니저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규모가 큰 회사는 본사가 모든 것을 통제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에게 프리토레이는 새로운 모델이 됐다. 그는 “회사가 본사 중심으로 돌아가면 현장에서 멀어진다”며 “시장 및 고객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경영자는 조직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내부 조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현장에 초점을 맞출 때 회사의 능력이 배가된다는 얘기다.로젠펠드가 CEO 자리에 오른 2006년, 크래프트푸드는 본사 중심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과감하게 조직을 뜯어 고쳤다. 오래된 중앙 집중식의 의사결정 관행부터 손을 댔다. 각 매장 책임자들에게 매장 운영의 재량권을 부여했다. 매니저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매장을 운영하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확실한 동기부여를 위해 그에 적합한 보상도 실시했다.
또 홍보 및 마케팅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될 만한 사업은 키우고 성장성이 없는 제품은 과감이 솎아냈다. 많은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놓으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절감에만 집착하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로젠펠드는 원가절감을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원상복구시켰다. 크래프트푸드는 저녁 식사용 마카로니치즈 패키지 제품에서 치즈 함유량을 줄여 고객들의 신뢰를 잃은 경험이 있었다. 그는 “원가절감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됐을 때 그 기업은 정 떨어지고 혐오감을 주는 기업이 된다”고 지적했다.
인기 제품은 다양화했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다. 크래프트의 최고 인기 제품인 오레오 쿠키는 소프트 케이크 형으로도 만들었다. 크래프트 치즈도 제품 종류를 다양화했다. 로젠펠드는 소비자들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단순히 빵에 발라먹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품을 초콜릿 맛 치즈 등 아홉 가지로 늘렸다. 또 소비자들이 개발한 수천 가지의 조리법을 온라인에 올렸다. 소비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해 영국에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두 배 성장한 37%를 기록했다. 미국 내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미국에서 크림 치즈 매출은 지난해보다 9% 늘었다. 비즈니스위크는 “1880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크림치즈가 재탄생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을 꿈꾸던 소녀
로젠펠드는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었을 정도로 당찬 소녀였다.또 어려서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 아버지로부터 다양한 운동을 배웠다. 스포츠에 자질이 있던 그는 1971년 코넬대에 입학해 대학 농구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다. 그의 뚝심과 승부욕,도전정신은 스포츠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시련은 대학 1학년 때 찾아왔다. 첫 학기 다리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게 된 것. 그러나 시련은 그에게 다른 기회로 다가왔다. 1975년 졸업 후 코넬대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해 마케팅과 통계학을 배웠다. 대학원 졸업 후 홍보회사에 취직해 일하다가 1981년 크래프트푸드의 전신 제너럴푸드에 입사했다. 이후 크래프트푸드의 캐나다 멕시코 푸에트리코 북미지역 대표를 지냈다.
2000년엔 식품업체 나비스코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3년 로저 드로메디가 CEO로 임명된 뒤 회사를 떠나 경쟁사인 프리토레이 CEO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3년 뒤 친정으로 복귀해 CEO 자리에 올랐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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