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증시 '시계제로'…"IT·건설株 분할매수로 대응"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증시가 이탈리아 국채금리와 유로화 선물시장의 변동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정보기술(IT), 건설업종 관련주(株) 위주로 '분할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15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2% 이상 급락했고 환율은 달러당 1160원대에 진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당분간 지수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계속 지수의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EU 정상회의 이후에도 후속 조치를 놓고 각국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불안정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연말로 가면서 외국계투자자들이 보유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여 수급상황도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말 또는 연초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슈 역시 시장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 팀장은 "따라서 현 상황에선 선택과 집중 보다 분산 및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경기방어주와 경기민감주 구별 없이 분산 포트폴리오를 짜야할 시기이고, 일반투자자들은 내년 업황 턴어라운드가 가능해 보이는 IT와 건설주 등을 위주로 매수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말까지 시장 내 특별한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저가매수세 조차 유입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내년 하반기 차익실현을 목표로 긴 호흡으로 분할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많은 불안요인들이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우량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 매력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약세장에서 '관망'으로 일관하고 기다리기 보다는 내년 상반기까지 분할 매수로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직접 대응보다 펀드 등 간접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내년 경기에 대한 전망이 대부분 부정적이고, 일부에선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직접 업종을 선택해 매수하는 것보다 펀드 매수가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