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재부각에 증시 2%대 '급락'(종합)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2% 이상 급락했고 환율은 달러당 1160원대에 진입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64포인트(2.08%) 내린 1819.11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1810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우려가 다시 번지면서 1% 이상 하락했다. 30억유로 규모의 이탈리아 5년만기 국채 낙찰금리는 6.47%를 기록, 지난달 6.29%를 웃돌아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수준을 경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1% 이상 빠지며 장을 시작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점점 불어나면서 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2906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체 프로그램도 248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해 증시에 부담을 줬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1956억원,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527억원이 빠져나갔다. 기관은 장 막판 '사자'로 입장을 바꿔 41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개인도 4842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두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판 건설업이 3.46%, 서비스업이 3.08%, 화학이 3.01%, 철강금속이 2.73%, 증권이 2.68%, 운수장비가 2.06% 떨어졌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에서는 한국전력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40%, 현대차는 2.63%, 포스코는 1.54% 하락했다. 금, 원유 등 상품가격 급락에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고려아연은 8.79%, SK이노베이션은 6.88%, S-Oil은 4.72%, GS는 4.7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 매물 부담에 사흘째 하락, 500선을 무너뜨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62포인트(2.09%) 떨어진 497.7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사흘째 '팔자'를 외쳐 8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75억원, 1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0원 오른 1163.00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 중국 경제 긴축 완화 등 시장이 기대했던 이슈들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국제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시장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실물 경기 회복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어 당분간은 음식료, 통신 등 경기 방어주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