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실속 크리스마스'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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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경품 대신 생필품 증정…VIP '기프트북'도 중저가로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차분해지고 검소해졌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단골로 등장하던 고가 경품 이벤트나 캐릭터 상품 증정행사가 사라지고, 곽티슈 치약·칫솔세트 등 생활필수품을 사은품으로 주는 점포가 많아졌다.
매장에는 화려한 캐릭터로 연출된 디스플레이가 줄어들었고, 우수고객에게 배송하는 선물 카탈로그에도 고가 의류 액세서리 명품 대신 10만원 미만대의 실속형 선물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경기 위축으로 움츠러든 사회 분위기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소비자들의 실속 구매 트렌드를 반영한 대응 전략이라는 분석이다.각 백화점들은 16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사은행사에서 구매금액별 상품권 증정과 함께 범용적이고 실용적인 생필품을 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16~25일 전국 29개 점포에서 ‘직접 우편(DM)’과 전단 쿠폰을 소지하고 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곽티슈나 치약·칫솔세트를 준다. 또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노원점 부산본점 등에서는 16~18일 화장품 브랜드들의 샘플제품을 파우치에 담은 ‘행복기프트 세트’를 선착순 7500명에게 증정한다.
롯데 관계자는 “작년 시즌에는 매장 디스플레이 컨셉트였던 디즈니 캐릭터로 제작한 인형과 액세서리 등을 사은품으로 준비했으나 올해는 실용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생필품 사은품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 대한 사은품으로 반찬통과 김치통 각티슈 등을 준비했다. 또 점별로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티켓을 구매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준다.각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우수고객에게 배포하는 ‘기프트북’에는 중저가 상품군과 실속형 상품들로 채워졌다. 신세계백화점 기프트북에는 ‘손뜨개 목도리’ ‘털모자’ ‘그림책’ 등 10만원 미만 상품과 스톤헨지 은목걸이(14만5000원), 타임웍스 탁상시계(22만원) 등 저렴한 소재를 사용한 준보석류나 패션시계가 대거 등장했다.
작년 기프트북에는 에스카다 드레스(233만원), 쥬디스리버 클러치백(336만원) 등 파티용 의류와 위블로 빅뱅 에볼루션 시계(1440만원), 반클리프 아펠 뱅글(700만~3000만원대) 등 초고가 명품 의류·잡화가 주류를 이뤘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감안해 부담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선물 위주로 꾸몄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