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ㆍ크라이슬러, 내년 신차 13종 투입…'수입차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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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車 대공세…유럽차와 한판 승부미국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한국 시장 대공세에 나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앞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린 데 이어 내년에 각각 6~7종의 신차를 투입하며 독일 등 유럽 브랜드에 비해 부진했던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크라이슬러, 디젤도 출시…"수입차 점유율 4% 돌파"
"연비 나쁘다는 인식 바꿀 것"…포드, 라인업 대폭 보강
업계에선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FTA 효과를 등에 업은 미·유럽 브랜드 간 치열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크라이슬러, ‘300C 디젤’ 투입
포문은 크라이슬러가 먼저 연다. 내년 1월16일 2012년형 ‘MY12 300C’의 가솔린과 디젤 등 2종을 출시한다.
가솔린 모델은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연비를 향상시켰다. 휠베이스가 3050㎜로 넓어져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경쟁모델인 아우디 A6와 BMW 520d, 528i 메르세데스 벤츠 E220, E300보다 넓다. 송재성 크라이슬러 상무는 “디젤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300C 디젤 모델도 들여온다”며 “피아트 3.0ℓ 디젤 엔진을 장착해 가솔린(3.6ℓ)보다 배기량은 적으면서 최고출력은 239마력, 최대토크는 56㎏·m로 우수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3월에는 4000만원짜리 엔트리 모델인 ‘지프 랭글러 스포츠’를 투입한다. 이어 2분기에 ‘지프 컴패스’ 전륜구동 모델과 7~8월에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300C의 고성능 버전인 SRT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송 상무는 “이 모델은 6.1ℓ 600마력짜리 엔진이 장착된다”며 “이들 신차는 FTA 효과로 가격도 160만~200만원가량 내려가는 만큼 내년에 올해보다 15% 이상 더 팔아 시장점유율 4%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올해 11월까지 3068대를 판매했다. 그렉 필립스 사장은 “올해는 경영진이 바뀌는 등 내실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내년은 이를 바탕으로 약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차 인식 바꾸겠다”…칼 간 포드
포드의 공세는 크라이슬러보다 더 적극적이다. 포드는 올해 일단 7종의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2~3종을 더 들여올 계획이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포드도 다운사이징 기술이 집약된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어에 장착된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으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6㎏·m로 V6 엔진에 해당하는 성능을 갖췄다. 작지만 더 강한 엔진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포드는 같은 달에 중형 세단인 퓨전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노선희 포드코리아 이사는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은 도요타와 포드가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포드는 이후 ‘이스케이프’와 ‘몬데오’의 풀 체인지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하반기에 출시하는 포커스 디젤은 연비가 ℓ당 23㎞로 폭스바겐 골프보다 좋다”며 “‘미국차는 연비가 나쁘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고급 브랜드인 링컨의 MKS와 MKZ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4200대가량을 판매한 포드는 이를 내년에 5000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BMW가 신형 3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브랜드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장이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시장은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독일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